손에 주로 생기는 습진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하지만 반복해서 생기는 습진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3개월 넘게 낫지 않거나 1년에 두 번 이상 재발하는 만성 손습진은 일상과 직업, 정신건강까지 무너뜨리는 중증피부질환이지만 이에 대한 치료접근성은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오늘(19일) 국회의원회관 제10간담회실에서 ‘중증난치성피부질환 현황과 환자 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한 정책세미나(만성 손 습진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국회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회는 이주영 의원(개혁신당) 주최, 대한접촉피부염·피부알레르기학회(KSCDA) 주관으로 열렸으며 KSCDA 고주연 회장(한양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혜원 총무이사(한림대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 전지현 재무이사(고려대구로병원 피부과 교수), 중증아토피피부염연합 박조은 회장, 보건복지부·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주영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손습진 환자들에게는 악수, 물건을 집어올리는 일, 손을 잡는 일 같은 평범한 일상도 칼날 위를 걷는 통증과 심리적 위축으로 다가온다”며 “아무리 탁월한 치료제가 개발돼도 제도의 문턱에 막혀 환자 손에 닿지 못하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김혜원 교수는 만성 손습진을 중증피부질환의 대표적인 사각지대로 규정했다. 실제로 발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중증 만성 손습진 관련 외래환자 수는 2016년 9571명에서 2022년 1만372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만성 손습진은 직업적 노출과 내인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며 재발과 만성화가 잦아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지만 여전히 가벼운 질환으로 오인되는 경향이 있다.
김혜원 교수는 “만성 손습진은 일상생활 수행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정신건강에도 다양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며 “연구결과 2명 중 1명이 병가를 내고 4명 중 1명은 직업을 바꾸거나 퇴사까지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혹감·외모 걱정을 호소한 환자 비율은 89%, 부정적 기분을 느낀다는 응답은 79%에 달했으며 절반 이상은 타인으로부터 전염병으로 오해받은 경험도 갖고 있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동시에 현행 치료의 한계도 도마에 올랐다. 최근 10년간(2015년 11월~) 기존 치료제 대비 임상적 효과 및 안전성이 개선된 치료옵션이 부재하다는 것. 현재 1차 치료제인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TCS)에 반응하지 않는 치료저항성이 중증환자의 71.6%에 달하는 데다가 경구용 레티노이드 역시 임신부·수유부, 당뇨병·이상지질혈증 동반 환자에게는 사용이 제한된다. 따라서 중증환자에게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치료 대안이 절실한 상태다.
이러한 대안으로 KSCDA는 JAK-STAT 신호 전달 경로를 조절하는 국소 표적치료제를 주목했다. 국소 표적치료제는 자극성 접촉피부염,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 아토피성 손습진 등 만성 손습진의 모든 임상 유형(subtype)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캐나다·영국·프랑스·독일 등 주요국에서는 이미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5년 허가를 받았지만 급여 적용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KSCDA는 치료접근성 개선을 위해 ▲만성 손습진을 포함한 중증피부질환의 사회적 개선을 위한 보건의료 정책 ▲임상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 ▲중증피부질환의 질병 부담을 반영하는 체계적 역학 연구 기반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건복지부·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들도 패널로 참석, 급여 등재 절차와 현황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주영 의원은 “오늘 나눈 제언들이 입법의 근거, 정책의 문장이 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서 세심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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