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주식 돈은 이틀 뒤?"…李 발언에 주식 결제 'T+1' 전환 논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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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주식 돈은 이틀 뒤?"…李 발언에 주식 결제 'T+1' 전환 논의 '본격화'

프라임경제 2026-03-19 17:57: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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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이재명 대통령이 주식 결제 지연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 결제 주기를 하루로 줄이는 'T+1' 도입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주식을 오늘 팔았는데 왜 돈은 모레 주느냐"고 언급했다. 업계 중심으로 논의되던 결제주기 단축 이슈가 대통령 발언을 계기로 정책 의제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은 매매 체결 이후 결제까지 2영업일이 소요되는 'T+2' 구조로 운영된다. 투자자는 주식을 매도해도 현금을 이틀 뒤에야 수령할 수 있으며, 매수 시에도 증거금 일부만 납부한 뒤 잔금을 2영업일 내 결제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이같은 구조는 증권사 간 거래 대금을 정산하고 결제 불이행 위험을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로 기능해왔다. 동시에 일정 기간 결제 유예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미수거래 등 신용 기반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다. 일본과 홍콩 등 주요 아시아 시장 역시 유사한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결제 주기 단축'을 둘러싸고 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투자 편의성과 시장 경쟁력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실제 도입까지는 제도와 시스템 전반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

◆ "왜 이틀 뒤 받나"…글로벌은 이미 'T+1' 전환

현재의 'T+2' 구조는 단순 관행이 아닌 결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거래 이후 매매 확인, 청산, 결제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이 과정에서 거래 오류를 검증하고 결제 불이행을 방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결제 주기 단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24년 5월 'T+1' 체계로 전환했고, 유럽도 오는 2027년 도입을 추진 중이다. 거래 이후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 노출 기간을 줄이고 자금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같은 흐름은 지난 2021년 미국 '게임스톱 사태'를 거치며 더 뚜렷해졌다. 당시 결제 지연 기간 동안 증거금 부담이 급증하면서 일부 거래 제한이 발생했고, 이를 계기로 결제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 2024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T+1' 체계를 도입한 미국의 경우 증권사가 예탁해야 하는 청산기금이 기존 128억달러에서 98억달러로 줄어 약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예탁결제기관인 DTCC도 결제 주기 단축 시 거래 증거금이 최대 41%까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결제 완료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증권사가 부담해야 하는 리스크가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자본 효율성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결제 주기가 단축되면 주식과 현금을 하루 더 빨리 확보할 수 있어 자금 운용 효율성이 높아지고, 재투자 시점 역시 앞당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국내 시장에서도 유사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결제 주기 단축은 단기 자금 회전율을 높이고 시장 유동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 논의는 초기 단계…"도입까지는 중장기 과제"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은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예탁원은 지난해 9월 거래소와 함께 워킹그룹을 구성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업권별 의견 수렴을 진행 중이다.

예탁원은 우선 시장 참여자들의 컨센서스 형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예탁원 관계자는 "증권업계 전반의 컨센서스 형성 이후 금융당국에 보고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도입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예탁원을 중심으로 의견 수렴이 진행되고 있지만, 시장 전반의 준비 상황을 고려하면 구체적인 실행 단계까지는 거리가 있다는 인식이다. 거래소 내부에서도 제도 도입까지 상당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 구조와 업무 프로세스를 점검하는 수준"이라며 "실제 도입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해외 사례를 감안하면 최소 3~4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결제 주기 단축'은 단순 제도 변경이 아니라 구조 개편에 가깝다는 점도 부담이다. 기관투자자 업무 프로세스 전면 재설계가 필요하고, 결제 일정 단축에 맞춰 매매 확인, 결제 지시, 자금 이체 등 전 과정의 자동화와 표준화가 함께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 외국인·시차·비용 문제…업계 "속도보다 안정"

실제 도입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는 외국인 투자자다. 국내 시장은 해외 운용사, 글로벌 브로커, 국내 상임대리인을 거치는 다층 구조로 결제가 이뤄지며, 환전과 계정 배분, 자금 이체 등 복잡한 절차를 수반한다.

특히 외환 결제 주기가 여전히 'T+2'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주식 결제만 먼저 단축될 경우 외화 조달 일정이 촉박해지면서 결제 실패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시차 문제까지 더해진다. 한국이 'T+1' 체계로 전환할 경우 미국 투자자는 사실상 'T+0'에 가까운 일정을 맞춰야 할 수 있다. 하루 안에 환전과 결제를 모두 완료해야 하는 구조가 되면서 외국인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예탁원도 이런 구조적 한계를 강조한다. 예탁원 관계자는 "외국인 시차 문제, 운영 리스크 증가, 야간 데스크 운영 등 인력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아시아 시장 도입 시기까지 감안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결제 주기 단축이 자금 흐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있는 반면, 비용 부담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변화의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감당할 현실적 여건은 별개라는 시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결제 주기 단축으로 대금 수령 시점이 앞당겨지면 재투자 기회가 확대돼 시장 유동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결제 정확성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전산 시스템 정비와 인력 확충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며 "RP 등 초단기 자금 운용 수익 감소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결제 주기 단축이 방향성으로는 자리 잡았지만, 외국인 투자 구조와 결제 인프라 부담 등 현실적인 제약이 적지 않은 만큼 실제 도입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과제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관련 논의와 준비는 당분간 병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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