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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대만 사이를 오가는 여행객이 연간 300만 명에 달하는 시대다. 그러나 타이베이·가오슝·타이중으로 향하는 발길과 달리, 대만 동남부 타이둥현을 찾는 한국 관광객은 아직 극소수에 머문다. 이에 타이둥현 정부 관광발전처가 지난 1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2026 타이둥 관광 설명회'를 개최해 타이둥의 매력을 알렸다.
타이둥현 정부는 이날 행사에서 '슬로우 여행(慢行)'을 핵심 테마로 내세웠다. 여행업계 관계자와 미디어 등 다수가 참석한 가운데, 타이둥의 자연·원주민 문화·연간 축제 일정을 상세히 소개하며 한국 시장 내 인지도 제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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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둥현 정부 관광발전처 홍궈친 부처장은 인사말에서 "타이둥은 대만 전체 면적의 10분의 1을 차지하는 광활한 지역으로, 차로 5분만 달려도 산과 바다를 동시에 만날 수 있다"며 "코로나 이후 한-대만 관광 교류가 더욱 활발해졌지만, 한국 관광객들 가운데 타이둥을 찾은 분은 아직 많지 않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타이둥을 더 많이 알아가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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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타이베이 대표부 추가위 대표는 올해 한-대만 상호 왕래 규모를 320만~340만 명으로 전망하면서 타이둥 방문을 강력히 권했다. 그는 "대만 유일하게 논밭에서 펼쳐지는 음악회가 타이둥에 있다. 열대어 스쿠버 다이빙, 높은 산의 풍경까지 다른 지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타이둥현의 최대 강점 중 하나는 원주민 문화의 밀도다. 현 인구 22만 명 가운데 3분의 1이 원주민으로, 대만 전체 원주민 비율이 2%에 불과한 것과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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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서는 비남족(Puyuma) 청년 공연단이 무대에 올라 합창 형식의 전통 가무를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사회자에 따르면 이들은 단순한 공연자가 아니라 부락 어르신들로부터 잊혀져 가는 노래와 춤을 배워 문화를 전승하는 세대로, 대만을 대표해 국제 문화 교류 무대에 수차례 참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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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타이둥의 축제 일정은 봄부터 연말까지 촘촘하다. 4월 23~26일 아시아 최대 규모 철인 3종 경기 '챌린지 타이완'이 막을 올리고, 5월에는 수상·해양 레저와 해변 콘서트를 결합한 카니발이 이어진다. 6~7월에는 '가장 아름다운 별빛' 축제가 타이둥 각지에서 펼쳐진다. 청정한 공기와 낮은 광공해 덕분에 은하수 관측이 가능한 타이둥에서 별자리 해설과 음악회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8년째 이어지고 있는 대표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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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는 올여름 열기구 카니발이다. 7월 4일부터 8월 20일까지 45일간 루예고대(鹿野高台)에서 펼쳐지며, 약 50개국에서 참가하는 국제 규모다. 이날 행사에서는 2026년 카니발의 콜라보 캐릭터가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올해는 최근 한국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캐릭터 '치이카와'와 협업한다. 야간 퍼포먼스로는 드론 쇼와 열기구 라이트 쇼가 결합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으며, 국제 조종사들 사이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열기구 라이트 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타이둥현 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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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로 접어들면 원주민 풍년제(7~8월), 슬로우푸드 축제(9~10월), 치상 논밭 위 추수·벼이삭 예술제(10월)가 이어진다. 화동 지역 최대 규모의 이 예술제는 황금빛 논밭을 배경으로 춤과 노래가 펼쳐지는 독특한 형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11월에는 아미스 음악 축제, 아시아 원주민 국제 음악 축제가 잇따른다. 연말에는 카운트다운 콘서트가 열리는데, 2025년 행사에는 10만 명이 현장을 찾았고 온라인 생중계 시청자가 30만 명을 넘어 대만 전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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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석 한국여행업협회 상근부회장은 "타이둥은 태평양의 푸른 바다와 웅장한 산맥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삼선대(三仙台), 녹도 같은 관광지와 국제 열기구 대회, 철인 3종 경기, 서핑 대회는 타이둥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강력한 콘텐츠"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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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숙 서울시 관광협회 회장은 "태평양을 품은 해안과 중앙산맥의 능선, 세대를 이어온 전통은 오늘날 글로벌 관광 시장에서 더욱 빛나는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협회 차원의 협력 의지를 밝혔다.
서울 행사에 이어 타이둥현은 3월 20일 부산 코모도 호텔에서도 관광 설명회를 연다. 타이둥현 관계자는 "한국 여행객들은 자연경관과 심도 있는 문화 체험, 슬로우 여행에 대한 수요가 높은데, 이는 타이둥이 지향하는 관광 정체성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며 "서울과 부산 두 도시의 프로모션을 통해 한국 시장 내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하고, 동북아 관광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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