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 자동차처럼 만들어야 합니다. 도요타 자동차 공장 바로 옆에 주택을 생산하는 쌍둥이 공장이 있는 것처럼, 컨베이어 벨트 위에 자동차 바디 대신 집(모듈)이 올라가는 시대가 머지 않았습니다."
1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부동산 입법포럼'의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임석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모듈러를 통한 주택 건설 기술의 패러다임 전환과 이를 통한 주택 공급의 선택지를 넓히자고 강조했다.
특히 임 연구위원은 최근 건설업계의 최대 화두인 공사비 급등과 현장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열쇠로 '모듈러 공법'과 '탈현장 건설(OSC, Off-Site Construction)'을 제시했다.
그는 "국내 건설 현장에 우리 젊은이들은 거의 없고, 대부분 인근 국가 인력으로 수급되는 상황"이라며 "과다한 시공비와 어마어마한 건설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OSC 공법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OSC를 구성하는 핵심 기술인 모듈러 공법은 공장에서 설비, 마감재, 가구까지 포함된 박스 형태의 모듈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만 하는 방식이다. 임 연구위원은 "6층 정도의 공동주택은 현장에서 단 하루면 조립이 끝난다"며 "민원을 처리하는 기간 동안 이미 건물이 다 올라가 있을 정도로 획기적인 속도를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 모듈러 주택은 주로 철강재를 사용하는 '강재 모듈러' 중심이었다. 가양동과 천안 두정동 등에 공급된 6층 규모의 행복주택이 대표적이다. 임 연구위원은 강재 모듈러가 가진 층간소음, 내화 성능 확보의 어려움, 기존 철근콘크리트(RC) 공법 대비 120~130%에 달하는 높은 공사비를 한계로 지목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그는 'PC 모듈러 공법'에 주목했다. "대한민국은 콘크리트의 강국"이라고 운을 뗀 그는 "국화빵 찍어내듯 콘크리트 쉘터를 반복 생산하는 PC 모듈러는 내화 성능이 우수하고 원가 절감 효과도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에는 내력벽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공간 가변성을 확보한 '라멘조(기둥·보) PC 모듈러' 기술까지 개발되어, 일반 아파트 단지에도 적용 가능한 토대가 마련되었다는 설명이다.
임 연구위원은 "수십년간 체계화된 기존 RC 공법과 이제 시작한 지 10년도 안 된 모듈러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현재의 영세한 생산 설비를 고도화하고, 종합건설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한다면 경제성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대자동차가 '피지컬 AI'와 로봇 센터에 집중하는 것처럼, 모듈러 주택 역시 로봇이 공장에서 집을 생산하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며 "모듈러는 기존 공법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고품질 주택을 제공하는 강력한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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