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서울시와 주변 지자체에는 시민들의 세금으로 지어진 많은 공공시설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사용하는 방치된 땅입니다. 공사가 중단된 채 수십 년째 방치된 공연장 부지, 완성되지 못한 체육시설 부지, 새 다리가 생기면서 쓸모가 없어진 옛 교량 등 시민들을 위해 만들어진 시설과 부지들은 왜 이렇게 오랫동안 방치되고 있는 걸까요? 직접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지역 대표 흉물로 전락한 서커스장]
부천시의 한 서커스장 부지입니다. 건물 입구부터 자재들이 널브러져 있어 이미 오랜 시간 관리되지 않은 흔적이 보입니다. 주변에는 적막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습니다. 이곳은 연면적 6800㎡에 달하는 넓은 공간입니다. 과거 부천시는 폐허로 남겨진 이 건물에 약 10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들여 외관을 일부 손봤지만 녹슨 창살과 깨진 창문 등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건물 곳곳에는 세월의 흔적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건물 주변에는 거대한 나무가 쓰러져 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된 모습입니다. 이대로 흉물로 방치하지 말고 하루 빨리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요구가 빗발칩니다.
(시민인터뷰)
"(어떻게 될 지) 모르겠어요 4~5년 된거 같은데 들어설 기미가 안 보이는데. 여기 방치된지 10년 됐어요. 프랑스 건축물 세워놓고 구경시켜줬었거든요. 방치되니까 플랜카드도 걸렸었어요. 문화시설 오면 좋죠. (아니면) 청년아파트. 뭐라도 생기면 좋죠. 이렇게 방치 하느니"
(부천시청 관계자)
"각종 행정절차들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민간사업자가 투자해서 개발을 하는데 그 사업자랑 협상도 해야 되고 뭐 이런 것들이 있어가지고. 여기 이제 개발 사업을 한다고 2019년부터 진행을 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행정절차 진행 단계에 있고요. 그 다음에 다시 잘 진행이 되면 2028년도 부턴 공사에 착공할 수 있지 않을까"
[귀신의집 보다 무서운 버려진 다이빙장]
안양시의 한 다이빙장 부지입니다. 이곳은 1989년 조성됐지만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있습니다. 부지 내 시설엔 이미 균열이 가 있고 일부 공간에는 폐자재가 쌓여 있습니다. 오랜 시간 관리되지 않은 시설 내부에는 흙과 낙엽이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지금도 이곳은 세월의 흔적만 켜켜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시설이 더 이상 방치되지 않고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다시 활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시민인터뷰)
"이거 지어진지 꽤 오래됐는데. 10년 더 됐죠. 활용도 높인다고 가끔씩 얘기가 들리는데 구체적이고 확정적인거는 (모르겠다). 긍정적이고 획기적인 방향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안양정관장아레나 관계자)
"아예 폐지했어요. 너무 노후되고 관리비도 너무 많이 들어서. 좀 약간 타당성 조사도 다 끝낸 거거든요. 몇 년 전에. 일단은 활용 계획은 없고 나중에 이제 향후에 전체 개보수작업이 있어요. 그때 이제 아마 (결정 될 것 같아요). 아직 결정된 건 없어요."
[주거지 한복판에 방치된 옛 경찰서 부지]
중랑구의 한 옛 경찰서 부지입니다. 건물 주변에는 낡은 담장과 덩굴이 뒤엉켜 있습니다. 건물 외부에는 균열이 보이고 깨진 창문과 버려진 폐자재들도 주변에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이곳 주변은 전부 지역 주민들이 사는 주거지입니다. 주민들은 주거지 한복판에 버려진 땅을 두고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시민인터뷰)
"몇 년 됐을텐데. 5년도 더 된 것 같아요. 문화센터가 제일 좋을 것 같은데. 주변 사람들은 좋아하겠죠. 차라리 주택(부지)로 써도 좋고 나라에서 알아서 하겠죠."
(한국자산관리공사 관계자)
"저희가 최근 개보수공사 진행으로 공사를 했던 부분까지만 확인됩니다. 그런데 아직 검토 중입니다. 따로 개발은 할 텐데 어떤 식으로 개발할지는 아직 검토 중입니다."
[지금은 버려진 혈세 축산타운]
동두천시의 한 축산타운 부지입니다. 이곳은 당초 경기도와 동두천시가 2009년부터 공동으로 추진한 축산물 브랜드육 타운으로 활용됐습니다. 하지만 2020년을 끝으로 문을 닫았고 이후 시설은 방치된 상태입니다. 현재 이곳을 찾는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건물 곳곳에는 녹슨 흔적과 먼지가 쌓여 있고 외벽 곳곳엔 파손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내부에도 사용 후 남은 자재들이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오랜 시간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건물의 노후 역시 점점 진행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인근 상인들은 시설이 방치된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시민인터뷰)
"193억 이래요. 그런 세금으로 지어놓고 비어있는 거예요. 시장이 계속 바뀌다보니까 여태까지 온 거예요"
(동두천시청)
"개발 쪽은 얘기 들은 게 없거든요. 어떤 사업 같은 거 진행 중인 건 있다고는 들었거든요. 이게 정확히 어느 부서에서 뭘 하는지는. 이게 왜냐면 그전에 관리하던 부서가 또 따로 있었거든요. 지금은 아예 운영 자체가 안 하고 있어 가지고."
[클로징]
한 때는 '지역의 자랑거리'라는 평가를 받았던 공간들. 또 거액의 혈세까지 투입되며 누군가의 치적이 되기도 했던 공간들. 하지만 지금은 하나 같이 흉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물론 어떤 사정에 의해 문을 닫거나 그 쓰임이 다할 순 있지만 그 다음이 문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단 몇 평 때문에 아등바등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 방대한 공간이 방치돼 있다는 게 참 아이러니 합니다. 비록 비좁은 국토이지만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국민 체감도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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