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개통 안면인증 의무화, 시행 앞두고 ‘잡음’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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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개통 안면인증 의무화, 시행 앞두고 ‘잡음’ 증폭

투데이신문 2026-03-19 15:57: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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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 의무화 제도가 오는 23일 전면 시행을 앞두고 개인정보 침해와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의 재검토 권고와 시민사회 반발이 이어진 가운데 정부는 정책 시행 여부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사업자를 대상으로 안면인증 의무화 제도를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시범 운영한 뒤 오는 3월 23일부터 전면 시행할 계획이다.

안면인증은 신분증 사진과 실시간 얼굴 영상을 비교해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과기부는 타인의 신분증 도용이나 위·변조 신분증을 활용한 대포폰 개통을 차단하는 데 안면인증 제도가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제도 시행을 앞두고 개인정보 보호와 기본권 침해 우려가 잇따르면서 실제 도입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얼굴 영상에서 추출되는 생체인식정보는 한 번 유출될 경우 변경이 어려운 민감정보인 만큼 피해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휴대전화가 금융거래, 공공서비스 이용, 모바일 신원확인 등 사회 전반의 필수 인프라로 기능하는 상황에서 개통 시 안면인증을 의무화하는 것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뿐 아니라 통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알 권리 등 다양한 기본권 행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대포폰 문제의 상당 부분이 외국인 명의에서 발생하고 있음에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내국인 중심으로 제도가 시행되는 점 역시 정책의 형평성과 실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발표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적발된 대포폰은 총 9만7399건으로 이 중 외국인 명의 회선은 7만1416건(73.3%)에 달했다. 내국인 명의 회선은 2만5983건(26.7%)이었다. 

아울러 ‘내구제 대출(‘나를 스스로 구제하는 대출’,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개통 등을 통해 얻은 단말기를 업자에게 넘기고 현금을 받는 신종 대출 사기 수법)’이나 법인 명의 우회 개통처럼 명의자가 직접 개통에 참여하는 경우 안면인증으로도 대포폰 유통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인권위는 지난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해당 정책을 신중히 재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과기부에 ▲생체인식정보의 수집·이용·보관·파기 전 과정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안면인증을 대체할 수단 확보 ▲국민 대상 충분한 사전 설명과 정보 공개 ▲정기적인 보안 점검 및 결과 공표 등을 요구했다.

디지털정의네트워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정보인권연구소, 참여연대 등 4개 단체가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휴대폰 개통 안면인증 의무화 정책 폐기 요구 서명 제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디지털정의네트워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정보인권연구소, 참여연대 등 4개 단체가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휴대폰 개통 안면인증 의무화 정책 폐기 요구 서명 제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시민사회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디지털정의네트워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정보인권연구소, 참여연대 등 4개 단체는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휴대전화 개통 안면인증 의무화 정책 폐기’를 촉구하는 시민 서명을 정부에 전달했다.

이들 단체는 해당 정책이 법률유보원칙과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으며 생체인식정보 유출 시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점, 대포폰 근절 대책으로서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감정보를 강제 수집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안면인증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크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과기부는 얼굴 영상에서 추출되는 생체정보를 별도로 저장하거나 보관하지 않으며 인증 결과 역시 ‘Yes or No’ 형태로만 관리되는 일회성 절차라고 설명했다. 시스템상 생체인식정보가 데이터베이스로 축적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명의 대포폰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는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기부는 지난해 12월 시범사업 도입 직후 열린 기자브리핑에서 알뜰폰 신분증 스캐너 도입, 외국인 여권으로 개통 가능한 회선 수를 기존 2회선에서 1회선으로 축소하는 등 관리 강화를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과기부 최우혁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정부는 국민들의 우려와 불안함을 고려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개인정보 유·노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점검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정보 보호 전문기관과 협력하여 안면인증시스템의 보안체계를 점검하고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3월 들어 제도 도입에 대해 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책 시행 여부는 다시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 과기부는 인권위 권고에 대해 90일 이내 수용 여부를 포함한 입장을 정리해 회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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