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서홍동에 있는 서귀포칠십리시공원은 단순한 녹지 공간이 아닌 서귀포의 역사와 예술, 자연 풍경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장소다. 공원 이름에 담긴 ‘칠십리’는 과거 제주 도읍이었던 정의현성의 관문에서 서귀진까지의 거리를 가리키는 상징적인 표현으로, 오랜 세월 서귀포의 정체성을 대변해 왔다. 현재 이곳은 제주올레 6코스를 비롯해 ‘작가의 산책길’, ‘하영올레 1코스’ 등 제주의 대표적인 걷기 길이 교차하는 지점에 자리해 관광객과 지역 주민 모두가 즐겨 찾는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
칠십리시공원 연못에 비친 한라산.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공원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서귀포의 풍경과 정서를 담아낸 12기의 시비와 3기의 노래비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바위에 새겨진 박목월, 조지훈 등 문인들의 글귀는 여행객에게 서귀포 특유의 서정성을 전하며 산책에 깊이를 더한다. 울창한 수목과 푸른 잔디밭 사이로 배치된 현대적 조형물들은 걷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특히 공원 서편에 자리한 기당미술관과 여러 전시 공간은 자연 속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선사한다.
'서귀포 바닷가' 노래비 / ⓒ한국관광 콘텐츠랩
칠십리시공원에서 바라본 천지연폭포 / ⓒ한국관광 콘텐츠랩
이 공원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지형을 영리하게 활용한 조망에 있다. 남쪽 전망대에 서면 서귀포 8경 중 하나인 천지연폭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폭포를 위에서 감상하는 방식은 일반적인 관람과는 또 다른 경외감을 자아낸다. 기암괴석 사이로 떨어지는 물줄기와 울창한 난대림이 어우러진 비경은 서귀포의 자연미를 색다르게 조명한다. 연못 중앙의 거울 구조물과 징검다리는 주변 풍경을 프레임처럼 담아내며, 날씨가 맑은 날 연못에 투영된 한라산의 모습은 산책의 묘미를 더한다.
칠십리시공원 풍경 / ⓒ한국관광 콘텐츠랩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알리는 곳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일본 이바라키현과의 우호를 기념해 조성된 매화공원은 3월이면 은은한 매화 향기로 상춘객을 맞이한다. 운이 좋으면 흰 눈이 덮인 한라산 설경을 배경으로 꽃망울을 터뜨린 매화를 함께 감상하는 진귀한 풍경을 만날 수도 있다. 넓은 잔디광장과 어린이 놀이터는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여유를 제공하며, 멀리 서귀포항이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전망은 공원 전체에 시원한 개방감을 부여한다.
서귀포항 풍경 / ⓒ한국관광 콘텐츠랩
서귀포칠십리시공원은 연중무휴 24시간 개방되며 별도의 입장료가 없다. 화려한 관광지와는 확연히 다른 차분함 속에서 제주의 바람과 문학, 그리고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잘 정비된 길을 따라 시비(詩碑)를 읽고, 폭포의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시간은 서귀포 여행의 호흡을 한층 여유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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