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이 7개월간 이어진 주주 반대에도 애경산업 인수에 성공했다. 자사주 조달안 무산 이후 현금을 투입해 계획을 강행한 결과다.
인수 협상 막바지에는 애경산업 ‘치약 리콜’ 사태를 맞닥뜨렸다. 하지만 태광산업은 인수가를 약 5% 낮추며 끝내 거래를 매듭지었다.
이번 인수는 태광산업 적자가 심화한 상황에서 단행된 대규모 투자다. 향후 기업 가치에 어떤 변수가 될지 시장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태광산업, 7개월 주주 반대 무릅쓰고 현찰로 인수
태광산업의 애경산업 인수 소식은 지난해 6월 애경자산관리 지분 매각 공시로 공식화됐다. 이후 태광산업 본업인 석유화학 적자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시너지가 불분명한 이종 산업 기업 인수 결정이 내려지자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과 소액주주들은 우려를 표했다.
트러스톤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인수가 주주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러스톤은 경영진에게 반대 서한을 발송하는 한편 소액주주들과 연대해 인수 반대 서명 운동을 전개했다.
당시 태광산업은 보유 자사주 24.4%로 인수 자금을 조달하려 했다. 하지만 주주 반대와 거래 상대방 및 자금 목적 미비를 지적한 금융당국의 공시 정정 요구에 가로막혔다. 결국 사측은 자사주 활용안을 철회하고 보유 현금과 외부 차입금을 투입해 인수를 매듭지었다.
리콜 악재 속 5% 감액 합의…리스크 잔존
인수 협상 막바지였던 지난 1월 애경산업 주력 제품인 ‘2080 치약’ 일부 제품에서 사용 금지 성분이 검출돼 전량 회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브랜드 가치 훼손은 물론 향후 대규모 회수 비용 지출이 불가피한 돌발 악재가 협상 변수로 떠올랐다.
태광산업은 리콜 리스크 반영을 위해 당초 지난달 19일이었던 잔금 납입 일정을 이달 26일로 연기해 재협상에 나섰다. 그 결과 최종 인수가를 기존 4700억원에서 약 225억원(약 4.8%) 낮춘 4475억원으로 확정했다.
이번 인수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추가적인 소비자 보상이나 이미지 실추에 따른 실적 저하 리스크는 인수 주체인 태광산업이 감수하게 됐다. 리콜 사태 여파가 지속될 경우 그에 따른 재무적 부담 역시 고스란히 태광산업 몫으로 남은 상황이다.
적자 속 대규모 투자…시너지 ‘미지수’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태광산업 재무 상태는 악화일로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 규모는 약 354억원으로 전년(약 3억9000만원 손실) 대비 적자 폭이 8873% 확대됐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약 10% 감소한 1조8274억원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에도 태광산업은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한다. 이번 거래 외에도 동성제약 인수에 약 800억원을 부담하기로 하는 등 이종 산업을 향한 폭넓은 M&A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석유화학 중심 B2B 구조에서 벗어나 B2C로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전략이지만 단기간 내 급격한 현금 유출은 재무적 부담을 키우는 요소다.
시장에서는 접점이 적은 산업군에 대한 연이은 투자로 반전을 이뤄낼지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특히 태광산업이 주력 사업 적자 고리를 끊지 못한 채 단행된 대규모 투자인 만큼 향후 구체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와 관련 태광산업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2080 치약 리콜 사태 여파 등을 포함해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측이 합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사업 시너지와 관련해선 이 관계자는 “석유화학·섬유 부문 구조적 불황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애경산업 인수를 축으로 동성제약 인수와 코스메틱 법인 설립 등을 통해 사업 구조 전환과 시너지 창출을 추진하겠다”라고 언급했다.
마선주 기자 msjx0@tleaves.co.kr
Copyright ⓒ 더리브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