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입시정보업체 진학사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11일까지 전국 고등학생 35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긴 글을 10분 이상 집중해 읽기 어렵다’는 응답은 30.6%로 집계됐다. ‘그렇다’ 22.2%, ‘매우 그렇다’ 8.4%를 합한 수치다. 반면 ‘아니다’(26.0%)와 ‘전혀 아니다’(15.0%)를 합친 비율은 41.0%에 그쳤다.
수능 지문이나 교과서처럼 긴 텍스트를 읽고 분석해야 하는 고등학생의 학습 수행 능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진학사는 이러한 현상이 숏폼 콘텐츠 소비 증가와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응답자의 57.9%는 “특별한 목적 없이 습관적으로 숏폼 앱을 켠다”고 답했고, 78.4%는 “의도보다 오래 시청하게 된다”고 응답했다. 스스로 시청을 통제할 수 있다는 응답은 20.1%에 불과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이를 두고 “짧고 강한 자극에 익숙해지는 미디어 환경이 학습 집중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교사들의 문해력 지도 여건 역시 충분하지 않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서울대학교 연구진이 초등교사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문해력 지도 관련 연수를 ‘거의 받은 적 없다’는 응답이 44.8%로 나타났다. 읽기 능력이 낮은 학생을 지도할 때 ‘지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48.1%로 가장 많았고, ‘지도 방법을 잘 모른다’는 응답도 22.2%를 기록했다.
다만, 학생 문해력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연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백선희 경인교육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투데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초등교사는 기본적으로 읽기와 쓰기를 지도하도록 양성되는 만큼 문해력 교육 자체를 모른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조사에서 나타난 ‘지도 어려움’은 일반 학생이 아니라 학습 부진이나 특수한 어려움을 겪는 일부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의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생 대상 조사와 초등교사 조사 결과를 동일 선상에서 연결해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문해력 저하의 근본 원인은 교육 현장보다 ‘읽기 어려운 환경’에 있다는 지적이다.
백 교수는 “현재는 긴 글을 읽기 쉽지 않은 미디어 환경이 형성돼 있고, 학생들은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다”며 “학교에서는 여전히 읽기 교육을 하고 있지만 환경 자체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해력 문제는 학교만의 책임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가정과 사회 환경이 함께 작용하는 구조적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변화는 향후 학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도 연결된다.
백 교수는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여전히 독서량이 많다는 점”이라며 “책을 읽지 않는 문화가 장기적으로 학생들의 학습 역량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역량 중심 교육이 강조되면서 지식 습득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되는 경향도 있다”며 “지식과 역량은 상호보완적인 개념으로, 충분한 읽기와 이해가 전제되지 않으면 실제 문제 해결 능력도 확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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