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의약품 수입·해외 임상·물류비 상승에 업계 긴장
수출 중심 CDMO·바이오시밀러는 고환율 반사이익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19일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제약·바이오 업계가 유가 상승에 더해 환율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원료의약품 수입 비용 등이 증가하고 글로벌 투자 위축 가능성도 커지면서 업계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환율 상승으로 원료의약품 조달과 임상, 물류비 등 주요 사업 비용이 급등할 것으로 우려한다.
이날 새벽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넘어섰고 브렌트유도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중동 지역 공습 이후 유가 및 환율 급등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의 비용 부담과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해외 임상, 원료 수입, 물류비 등 주요 비용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협회는 "일부 기업은 중동 수출 관련 생산 일정 조정 등을 고려하고 있다"며 "전쟁 장기화 시 운송비, 원료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산업 전반의 경영 부담과 투자 위축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원료의약품은 환율 상승의 직격탄을 받는 분야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2023년 기준 25.6%에 그친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원료의약품 가격이 상승해 기업 부담이 커지지만 건강보험 약가 체계 등으로 인해 인상분을 완제의약품 가격에 즉각 반영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등 글로벌 물류 흐름이 막혀 원료의약품 수급 차질이 예상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업계 부담이 증폭됐다는 평가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해외 임상과 물류비는 물론 인건비, 임대료 등 제반 시설 고정비까지 올라 많은 기업이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 위축 가능성도 제기된다.
의약품 상업화까지 임상 기간이 길고 초기 매출이 제한적인 데다 개발 성공 확률도 낮아 환율 상승 시 투자 위축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제약·바이오 기업으로부터의 기술 도입 등 달러 기반 비용이 상승하며 기업 자체 R&D 투자도 위축될 수 있다.
반면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나 의료 AI 기업 등은 고환율로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들 기업은 수출 비중이 높은 데다 매출 상당 부분이 달러로 발생해 환율이 오르면 원화 환산 기준 실적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CDMO 업계 관계자는 "수출 비중이 높은 CDMO 및 바이오시밀러 기업은 고환율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가 일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환율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면 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 AI 기업 루닛은 "해외 매출이 90% 이상인 데다 이를 달러로 받고 있다"며 "환율에 따른 수익성 측면에서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기술이전을 진행한 바이오 기업도 해외에서 유입되는 라이선스 수익에서 고환율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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