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과 중동발 에너지 충격이 겹치면서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상호 보복 공격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예상보다 크게 뛴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제롬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68.11포인트(1.63%) 떨어진 46,225.15에 마감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1.39포인트(1.36%) 내린 6,624.70,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종합지수는 327.11포인트(1.46%) 하락한 22,152.42를 기록했다. 연준의 금리 결정일 기준으로는 2024년 12월 18일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시장 급락의 직격탄은 중동 정세 악화였다. 이스라엘이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와 이와 연결된 이란 남서부 해안 아살루에 천연가스 정제시설 단지를 폭격한 데 이어, 이란이 카타르의 가스 밀집 시설에 미사일 공격으로 보복에 나섰다. 카타르는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20%를 담당하는 핵심 생산국이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눈에는 눈” 방식의 대응을 언급하며 “새로운 단계의 대결이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에너지 공급망 차질 우려가 커지자 국제유가는 즉각 반응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은 배럴당 107.38달러에 거래를 마쳐 전장보다 3.8% 급등했다. 반면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96.32달러로 0.1% 오르는 데 그치며 두 유종 간 가격 차가 더 벌어졌다.
유가 급등은 이미 심상치 않았던 물가 흐름에 기름을 부었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7% 상승해 시장 전망치(0.3%)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4% 올라 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표는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면전이 발발하기 전 물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이후 국제유가가 40% 이상 치솟은 점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 가속화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관세 충격,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상당한 규모와 지속 기간’의 에너지 충격까지 닥쳤다”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물가와 경기 지표에서 충분한 진전이 없으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며, 조기 완화 기대에 선을 그었다.
채권·외환시장도 요동쳤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6bp(0.06%포인트) 오른 4.26%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 발발 전 3.97% 수준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큰 폭으로 뛰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0bp 상승한 3.77%까지 올랐다. 안전자산 선호와 긴축 장기화 우려가 맞물리면서 달러 강세도 심화됐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00선을 돌파해 미 동부시간 오후 4시 57분 기준 100.28을 기록, 전 거래일보다 0.70%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동발 뉴스 흐름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프리덤 캐피털 마켓의 제이 우즈는 “중동에서 나오는 헤드라인 하나하나가 시장에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키면서 시장은 계속해서 불안정한 상태”라며 “유가가 90달러 이상을 오래 유지하거나 급등할수록 ‘저점 매수’ 심리는 약해지고 ‘고점 매도’ 심리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토드 쇼엔버거 크로스체크 매니지먼트 매니저는 “예상보다 높은 물가 상승률은 관세 때문”이라며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인플레이션으로, 3분기 후반까지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유가 충격과 구조적 물가 압력이 겹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은 더욱 멀어졌고, 뉴욕 금융시장은 새로운 불확실성의 국면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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