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동 전쟁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동결했다. 다만 연내 최소 한 차례 인하 가능성은 유지하면서 향후 데이터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표결 결과는 찬성 11명, 반대 1명으로, 지난 1월 회의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 동결이다. 연준은 지난해 9·10·12월 세 차례 연속 0.25%포인트(p)씩 금리를 인하한 뒤 올해 들어서는 인하 행보를 멈추고 관망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연준은 성명에서 “중동 상황(미·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의 전개가 미국 경제에 갖는 함의(영향)가 불확실하다”고 명시했다. 이는 1월 성명에는 없던 문구로, 이란을 둘러싼 군사 충돌과 이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가능성이 향후 성장과 물가에 미칠 파급 효과를 주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연준은 올해 말 기준금리의 ‘중간값(median)’을 3.4%로 제시해 지난해 12월 전망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현재 금리 수준(3.50∼3.75%)과 비교하면 연내 최소 한 차례(0.25%p) 인하 여지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도 완만한 완화 쪽으로 기울었다. 투표권을 가진 연준 이사 7명과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 5명, 그리고 비투표권 연은 총재 7명 등 19명이 제출한 올해 말 금리 예상치는 3.50∼3.75%에 7명, 3.25∼3.50%에 7명, 3.00∼3.25%에 2명, 2.75∼3.00%에 2명, 2.50∼2.75%에 1명으로 분포했다.
지난해 12월 점도표에서는 3.75∼4.00% 구간에 3명, 3.50∼3.75% 4명, 3.25∼3.50% 4명, 3.00∼3.25% 4명, 2.75∼3.00% 2명, 2.50∼2.75% 1명, 2.00∼2.25% 1명으로, 금리 동결 또는 추가 인상을 점치는 시각도 존재했다. 이번에는 인상 전망이 사실상 사라지고, 현 수준 유지(7명)와 인하(12명)로 의견이 갈린 셈이다.
유일한 반대표는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에게서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임명한 마이런 이사는 이번 회의에서 0.25%p 인하를 주장하며 동결 결정에 반대했다. 연준 안팎에서는 점도표상 최저 금리 전망치(2.50∼2.75%) 역시 그의 의견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 종료된다. 이후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 후임으로 한때 ‘매파’로 분류됐다가 최근 완화 성향으로 돌아선 것으로 평가되는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한 상태다.
연준은 이날 경제전망에서 올해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4%로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전망치보다 0.1%p 상향 조정한 것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2.3%로, 0.3%p 올렸다. 중동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기의 기초 체력은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판단이다.
물가 측면에서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연준은 기준금리 결정의 핵심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이 올해 2.7%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치보다 0.3%p 높은 수준이다.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뛰면서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차 고조될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PCE 물가 전망치는 2.2%로, 이전 전망(2.1%)과 큰 차이는 없었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고용시장에 대해서는 “일자리 증가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왔고, 실업률은 최근 몇 달 동안 거의 변함이 없었다”고 진단했다. 올해 실업률 전망치는 4.4%로 유지했고, 내년 전망치는 4.3%로 0.1%p 상향했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 1.25%p(미 3.75%·한 2.50%)로 유지됐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물가·성장 경로에 따라 연내 한 차례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는 가운데, 한·미 금리 차와 자본 유출입에 대한 국내 금융당국의 고민도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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