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다문화 정책은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었다. 한쪽에서는 더 많은 지원과 개방을 말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사회 갈등과 역차별을 우려한다. 논쟁이 반복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다문화 정책의 방향과 원칙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관광 활성화를 이유로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관광과 경제 회복이라는 목적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 안전과 사회 질서에 대한 우려 역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온라인과 지역사회에서는 불법 체류 증가나 치안 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다문화 정책과 이민 정책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과 원칙 위에서 추진될 때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
필자는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조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다. 건강한 다문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분명한 원칙이 필요하다. 그 출발점은 국민의 안전과 공동체 질서를 지키는 것이다.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있다. 다문화 정책 역시 이 원칙 위에서 설계돼야 한다.
그러나 질서와 원칙을 강조하는 것이 다문화를 거부하자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대한민국의 법과 규범을 존중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책임을 다하려는 사람들에게는 공정한 기회가 열려 있어야 한다. 서로 다른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규칙 속에서 살아갈 때 건강한 공존이 가능하다.
그동안 다문화 정책은 주로 지원의 관점에서 논의돼 왔다.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질서와 원칙 위에서 공존의 방향을 설계해야 한다.
다문화 사회는 이미 시작된 현실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막연한 찬반 논쟁이 아니라 책임 있는 해답이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면서 공존의 길을 찾는 것, 그것이 앞으로 대한민국 다문화 정책의 기준이 돼야 한다. 그 해답을 보수가 제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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