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신희재 기자 | 말 그대로 '박철우 매직'이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가 믿기 어려운 대역전극으로 봄 배구 진출을 확정했다.
우리카드는 1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6라운드 삼성화재와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3 25-22 25-17) 셧아웃 승리를 챙겼다. 20승 16패 승점 56으로 최소 4위 이상을 확정하면서 2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게 됐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우리카드는 3라운드 종료 시점까지 6승 12패(승점 19)에 그쳐 7개 팀 중 6위에 머물렀다. 3위와 승점 차는 12까지 벌어져 있었다. 결국 12월 29일 마우리시오 파에스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팀을 떠나 새 사령탑을 찾아야만 했다.
장고 끝에 박철우 감독 대행이 후임자로 낙점됐다. 지난해 4월 우리카드의 신임 코치로 선임된 후 8개월 만에 한 팀을 이끄는 중책을 맡았다. 올해 초 현장에서 만난 박철우 대행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이런 상황을 감당할 수 있을까 싶어 피하고 싶기도 했다"면서도 "내가 책임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잘 되든 안 되든 안고 가기로 했다"고 복기했다.
박철우호는 새해 들어 곧바로 4라운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4승 2패를 기록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올스타 휴식기로 재정비를 마친 후엔 5·6라운드 연속 5승 1패를 내달리며 중위권 추격에 불을 붙였다. 결국 정규리그 최종 성적은 14승 4패, 부임 전 승률 33%였던 팀을 무려 78%까지 끌어올리며 기적을 연출했다.
박철우 대행은 주전과 비주전을 구분하지 않는 폭넓은 선수 기용으로 팀에 건강한 경쟁 구도가 자리 잡힐 수 있게 했다.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OK저축은행 원정에서 엔트리에 있는 16명을 모두 기용하는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그 결과 0-2로 밀리던 경기를 3-2로 뒤집으며 화려한 신고식을 펼쳤다. 동시에 선수들에게 누구든지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1985년생인 박철우 대행은 상대에 따른 맞춤형 전략, 선수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형님 리더십'으로 배구계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1990년생 미들블로커 박진우는 "파에스 감독님이 나갔을 땐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 박철우 대행님이 이럴 때 더 잘해야 한다고 많이 말씀해 주셨다. 그래서 선수들이 잘 뭉쳐서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는 25일 준플레이오프 단판 경기를 시작으로 봄 배구 여정에 나선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27일 천안으로 이동해 전년도 우승팀 현대캐피탈과 3판 2승제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후반기 V리그를 강타한 우리카드의 돌풍이 포스트시즌에도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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