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보복 vs 이란 원유테러…한국경제 덮친 잔혹한 양자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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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보복 vs 이란 원유테러…한국경제 덮친 잔혹한 양자택일

르데스크 2026-03-18 17:21: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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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중대 기로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압박을 계기로 한미동맹의 실리와 에너지 안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미국의 요구를 외면할 경우 보복 관세 등 동맹 균열에 따른 수출 타격이 우려되고 파병 강행 시에는 이란과의 적대 관계 형성에 따른 원유 수급 차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우리나라의 중동 원유 의존율은 무려 70%에 달한다. 정치권 안팎에선 경제적 실익과 안보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한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신중한 고민과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파병하면 원유 수입 차질, 안 하면 미국 관세보복"…잔혹한 양자택일에 고민 빠진 한국

 

미국 현지 언론과 백악관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한국과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을 직접 거론하며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유조선 방어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구한 바 있다. 이어 16일에는 "어떤 나라에는 4만5000명의 훌륭한 미군 병사들이 주둔하며 그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있지만 협력에 열의가 없다"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심지어 두 차례의 압박에도 반응이 없자 '최후통첩' 성격의 입장까지 밝혔다.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더 이상 나토 회원국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고 바라지도 않는다"며 "우리는 그런 적이 없다. 일본, 호주나 한국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인 미 합중국의 대통령으로서 말하건대 우리는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 한국 경제가 직면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딜레마.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우리 정부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행보에 비춰볼 때, 파병 요구를 거부할 경우 단순한 외교적 마찰을 넘어 고율 관세 등 전방위적 경제 보복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 보복 조치가 현실화 될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크게 휘청일 수밖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협회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1229억달러로 전체(7097억달러)의 약 17%를 차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당초 1.8%로 예상됐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1.4% 수준까지 급락하게 된다.

 

한국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하는 대기업들의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우리나라 대미 수출의 절반 이상은 ▲자동차(현대차·기아) ▲반도체(삼성전자·SK하이닉스) ▲이차전지(LG엔솔·삼성SDI·SK온) 등 대기업 품목들이 차지하고 있다. 앞서 다올투자증권은 대미 관세 25% 부과될 경우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손실액이 연간 11조원(현대차 6조 원·기아 5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했다.

 

파병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도 심각한 부담이다. 이란과의 적대 관계 형성으로 에너지 공급망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2019년 미국의 대이란 제재 강화 이후 이란산 원유 수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지만 이란이 장악한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가치는 여전히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한국은 원유 수입량의 71.9%를 중동에 의존했으며 이 중 90% 이상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은 최근 동맹국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병을 압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유 수급 차질 역시 한국경제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만한 악재로 평가된다. 일례로 석유제품 수입량(3억7000만배럴)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나프타(64.5%)는 국내 제조업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기초 원료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은 나프타분해설비(NCC)를 통해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생산하며 이는 가전제품, 자동차 내외장재, 반도체 세정제, 합성섬유 등 산업 전반에 활용된다.

 

이란과의 적대 관계가 형성될 경우 국내 기업들의 중동 사업장 안전도 장담하기 어렵다. 현재 이란은 레바논(헤즈볼라), 예멘(후티), 이라크 내 무장세력 등을 통해 중동 전역을 공포에 몰아 놓고 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 집단 92개의 해외법인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국내 기업들은 중동 10개국에 총 140곳의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현지 법인은 56곳에 달했다. 앞서 이란은 인근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가 미국에 우호적이라는 이유로 UAE의 미군 기지나 미국 관련 시설은 물론, 두바이금융지구(DIFC), 두바이국제공항, 푸자라이 석유 수출 터미널, 아부다비의 유전, 두바이 고급 호텔 등에 연이어 폭격을 가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나라는 한미동맹의 경제적 실리와 에너지 안보 문제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김계수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외교 문제를 넘어 한국 경제의 생존이 걸린 중대한 사안이다"며 "어느 한 쪽도 적으로 돌릴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미국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도 이란을 완전한 적으로 돌리지는 않는 매우 정교하고 신중한 외교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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