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대출 규제 강화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카드업계 수익 구조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제 사업 수익성은 악화된 반면 대출 영업까지 위축되며 카드사들이 ‘사면초가’에 몰렸다는 평가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지난 10여 년간 지속적으로 인하돼 왔다. 영세·중소 가맹점 보호를 위한 정책적 판단이 반복되면서 사실상 정부가 수수료를 통제하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금리 상승 등 시장 환경 변화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는 계속 내려가는데 조달금리는 오르면서 결제 사업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됐다"고 토로했다.
이로 인해 카드사들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대출 사업에 수익을 의존해 왔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면서 해당 영역 역시 성장에 제약이 걸린 상황이다. 카드론이 총량 규제에 포함되면서 공격적인 영업이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제 수익은 줄고 대출까지 막히면서 사실상 수익을 낼 수 있는 창구가 모두 좁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익 기반이 약화되자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과 함께 수익성이 높은 고객 중심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대표적으로 무이자 할부와 각종 부가서비스를 축소하는 한편, 연회비가 높은 프리미엄 카드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 최근 주요 카드사들은 VIP 고객을 겨냥한 고가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프리미엄 혜택을 강화한 '헤리티지' 계열 카드를 선보이며 자산가 고객 공략에 나섰고, 하나카드 역시 여행·호텔 혜택을 강화한 프리미엄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전반적으로 고액 결제 고객을 확보해 수익성을 보완하려는 전략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다만 이 같은 전략이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비용 부담이 큰 혜택을 줄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근본적으로 가맹점 수수료 산정 구조를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재와 같은 정책 중심 구조에서는 카드 산업의 지속 가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구조가 계속되면 카드사들은 혜택을 줄이거나 고가 고객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결국 소비자 선택권도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연호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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