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도 이제 스마트폰으로 가격을 비교하고, 다음 날이면 냉장고 안까지 배송되네요. B2B(사업자 간 거래) 유통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푸드 솔루션 페어 2026’ 전시장 입구에서 만난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스마트폰 기반 주문·배송 시스템 설명을 들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박람회는 식음 산업의 경쟁력이 더 이상 ‘손맛’에만 머물지 않고, 디지털과 물류 결합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행사장 중심부를 차지한 ‘식봄’ 부스에는 관람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식봄은 외식업자를 위한 B2B 식자재 오픈마켓 플랫폼으로, CJ프레시웨이는 지난 2월 운영사 마켓보로의 추가 지분을 확보하며 총 55%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최근 인수 절차까지 마무리되면서 식봄은 CJ프레시웨이 O2O(Online to Offline)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현장에서는 식봄의 플랫폼 경쟁력과 CJ프레시웨이의 물류 인프라 결합이 강조됐다. 식봄은 현재 국내 외식업 소상공인(약 78만 명) 4명 중 1명꼴인 25만 명의 누적 구매 이력을 보유할 만큼 강력한 플랫폼이다. 여기에 CJ프레시웨이가 가진 전국 9개 거점 물류망과 콜드체인 시스템을 입혀 '전국구 익일 배송'을 현실화했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싱싱배송’이라 불리는 냉장고 입고 서비스였다. 단순 문 앞 배송을 넘어 식당 비밀번호를 공유받아 기사가 직접 냉장·냉동고에 식자재를 넣어주는 방식이다. 온라인 주문부터 최종 입고까지 물 흐르듯 이어지는 이 시스템은 주문과 배송이 따로 놀던 기존 유통 구조의 불편함을 한 번에 해결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제시됐다.
전시장 한편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식단 구성과 발주 시스템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었다. AI 프로그램 ‘메뉴 메이트’를 실행해 메인 메뉴를 선택하자, 화면에 어울리는 식단이 곧바로 제안됐다. 색감과 영양 균형, 고객 특성까지 반영한 구성이었다. 수십만 개 레시피 데이터를 기반으로 식단을 조합해주는 만큼, 급식 현장에서 영양사의 업무를 보조하는 도구로 활용도가 높아 보였다.
‘간편 주문 비서’도 직접 사용해보니 직관적이었다. 대화창에 ‘양파를 최저가 상품으로 바꿔달라’고 입력하자 기존 구매 이력을 바탕으로 장바구니가 자동으로 재구성됐다. 상품을 하나씩 검색하고 비교하던 과정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발주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구조였다. 해당 서비스는 올해 하반기 중 CJ프레시웨이 발주 플랫폼 ‘온리원 푸드넷’에 적용될 예정이다.
지난해 화두였던 ‘키친리스’는 한층 구체화된 모습으로 구현됐다. 조리 인력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처리 식자재 공급을 넘어, 중앙 조리 후 현장에 제공하는 ‘이동급식’ 모델까지 살펴볼 수 있었다. 전용 보온·보냉 장비를 활용해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현장 조리 부담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이번 현장에서는 간편식 브랜드 ‘큐레이츠’도 처음 공개됐다. 기존 ‘스냅픽’을 리뉴얼한 브랜드로, 단순 간편식을 넘어 개인의 취향과 건강 상태에 맞춘 큐레이션형 식사를 지향한다. 샐러드와 샌드위치뿐 아니라 쌈밥, 디저트, 무카페인 음료 등으로 메뉴를 확장해 ‘주방 없는 식사’ 모델을 구체화했다.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는 “이번 박람회는 CJ프레시웨이가 보유한 물류 인프라와 디지털 플랫폼 역량을 결합한 미래 혁신 모델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시장 플레이어와 협력해 고객 중심의 유통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푸드 비즈니스 파트너 역할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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