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 의결권 대리행사 과정에서 ‘사칭’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고려아연 측이 관련 직원을 고소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혼란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최근 MBK·영풍 측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체 직원 일부를 자본시장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소했다. 해당 직원들이 고려아연 사원증을 착용하거나 회사 명칭이 적힌 안내문을 활용해 주주 접촉에 나섰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MBK·영풍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명함에 소속을 명확히 표시했고, ‘고려아연 주주총회’라는 표현 역시 해당 안건을 특정하기 위한 통상적인 표기라는 입장이다. 또 형사 고발은 정당한 의결권 대리행사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조치라며, 허위 사실 유포 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같은 해명과 다른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주주들은 대리행사 업체 직원이 자신을 고려아연 측으로 소개하거나, 여러 차례 질의 이후에야 영풍 측임을 밝히는 등 혼선을 유발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고려아연 측으로 오인해 위임장을 제출했다가 뒤늦게 철회하는 사례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대리행사 업체 직원과 주주 간 충돌도 이어지고 있다. 사칭 여부를 둘러싼 언쟁은 물론, 주주가 위임을 취소하는 상황까지 발생하면서 주총을 앞둔 표심 확보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법조계에서는 단순한 실수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자본시장법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시 권유자의 신원과 소속을 명확히 밝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형법상 업무방해죄는 실제 피해 여부와 관계없이 기망 행위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어, 주주를 오인시켜 위임을 받은 경우 법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주주총회 표 대결을 앞둔 ‘단기전’ 성격과 맞물려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불법성이 인정될 경우 의결권 자체가 무효로 판단되거나 주총 결의 취소 사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MBK·영풍 측은 지난해 정기 주총 과정에서도 의결권 대행사 명함에 고려아연 사명을 크게 표기해 혼선을 빚은 바 있어, 반복되는 논란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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