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국민의힘 공천 갈등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18일 주호영 의원과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서로를 겨냥한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내며 공개 충돌 양상을 보였다.
주호영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시장 공천의 전권은 대구 시민에게 있다”며 “호남 출신인 당신이 대구를 얼마나 안다고, 대구를 얼마나 만만하게 봤기에 이런 식으로 대구 중진들을 짓밟고 40여 년 만에 돌아온 사람을 낙하산처럼 꽂으려 하느냐”고 직격했다. 그는 이 위원장이 대구에 외부 인사를 내려보내려 한다며 “고성국씨가 추천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바로 다음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이름값도 얻고, 경력도 쌓고, 명예도 누리고, 마지막 자리까지 다 가지려 한다면 그게 혁신인가”라며 “꿩도 먹고 알도 먹고 털까지 다 가져가겠다는 것 아니냐”고 맞받았다.
이어 “당이 지금 벼랑 끝 위기”라며 “정치 경험이 많은 중진이라면 지역 자리를 두고 다투기보다는 중앙정치에서 당의 위기를 수습하고 나라의 방향을 바로잡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또한 “저는 호남 출신이다. 맞다”며 “수없이 얻어맞고 떨어지고 모욕을 당해도 호남에서 보수를 지켜왔다. 그런데 특정 지역 출신만 그 지역 공천을 말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맞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역감정을 방패 삼아 혁신을 막는 정치, 후배의 길을 막는 정치와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이정현 위원장은 대구를 중심으로 한 중진 의원들의 ‘컷오프 불가’ 주장을 정면으로 부정하며 세대교체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주호영 의원 등 지역 중진들은 ‘대구 외부 인사 낙하산 공천’이라며 강력 반발 중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치를 할 만큼 한 중진들이 공천이라는 최대 정치 이권을 둘러싸고 감정 섞인 말들을 쏟아내는 것 자체가 추태이자 몰락하는 당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공천관리위원장이 특정 인사를 염두에 두고 다른 후보들을 마음대로 쳐내려 하는 것이나 지역에서 오랫동안 선수를 쌓은 기득권 인사가 어떻게 해서든 자기 이익만 더 챙기려는 이기적인 행태 모두에 대해 국민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선 이번 설전을 단순한 개인 간 감정싸움이 아니라 국민의힘 내부 공천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본다. 당 지도부가 강조하는 ‘세대교체’와 ‘비전 확장’이 실제에선 ‘쳐내기’와 특정 인물 ‘꽂아넣기’로 변질되면서 혁신이 아니라 내홍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에 따른 정치 지형의 급격한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인적 쇄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야당은 정치적 수세에 몰렸을 때 그 돌파구로 과감한 세대교체와 외부인사 영입을 통해 그 활로를 마련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 국민의힘 공천은 당대표와 지도부간의 폐쇄적인 의사결정과 그에 따른 특정인물 꽂아넣기 의혹이 확산하면서 점차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쇄신보다 분열로, 변화의 기회보다 침몰의 조짐이 공천 정국 초반부터 나타나고 있어 민심으로부터 더욱 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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