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석주원 기자 | LG디스플레이(이하 LGD)가 작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오는 19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지배구조 개편과 대규모 설비투자를 축으로 한 ‘체질 개선 2막’을 공식화할 전망이다.
이번 제4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제도·투자·ESG 등을 정비해 지난 2년간 LCD 의존에서 벗어나 OLED·전장·프리미엄 IT 중심으로 무게추를 옮긴 전략을 올해 더욱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LGD는 지난해 매출 25조8101억원, 영업이익 517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5606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은 3038억원, 지배주주 순이익은 2263억원으로 2023~2024년 대규모 적자 이후 수익성이 뚜렷이 개선된 모습이다.
OLED 전환 속도도 숫자로 확인된다. LGD 사업보고에 따르면 작년 OLED 매출 비중이 약 6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별 비중은 TV 18.6%, IT 36.8%, 모바일 등 36.3%, 자동차 8.3%로 IT·모바일·전장 중심 포트폴리오가 굳어진 상황이다.
▲ 정관 대폭 손질…집중투표·전자주총·감사위 강화
올해 주총의 최대 관심사는 정관 변경이다. 개정 상법을 반영해 지배구조와 주주권 관련 조항을 손보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동안 정관에 두고 있던 ‘집중투표제 배제’ 규정이 이번 주총에서 삭제될 예정이다. 집중투표제는 소액주주가 이사 선임 시 의결권을 한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 작년 8월 통과된 2차 상법개정안에서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은 의무적으로 도입하도록 명시했다. 이는 소액주주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키우는 장치가 된다.
전자주주총회 근거 규정도 명문화된다. LGD는 이미 전자투표를 도입해 왔지만 정관상 비대면·혼합형 전자주총 근거를 명확히 해 향후 온라인 중계와 원격 질의응답이 이뤄지는 ‘완전 온라인’ 주총까지 제도적으로 가능해진다.
감사위원회 독립성을 강화하는 조항도 대거 담겼다. 감사위원 분리선임 대상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확대하고 감사위원 선·해임 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해 합산하는 상법 개정 취지를 정관에 반영했다. 대주주의 영향력은 줄이고 감사 기능의 독립성과 주주 견제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해 ESG·지배구조 평가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개정 상법에 따라 기존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바꾸는 등 표현 정비도 함께 이뤄진다. 독립이사인 감사위원 선임도 이번 주총의 주요 안건이다. 이사회는 오정석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를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후보로, 박상희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를 신규 독립이사이자 감사위원 후보로 올렸다.
오 교수는 기업재무·지배구조 분야 전문가로 이미 사외이사로 활동해왔으며 이사회 출석률 100%를 기록한 인물이다. 박 교수는 신소재·디스플레이 공정에 정통한 기술 전문가로 대형 OLED와 전장·신규 폼팩터 투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술·환경·품질 리스크를 점검하는 역할이 기대된다.
이를 통해 LGD 감사위원회는 재무·지배구조 전문가와 디스플레이 기술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로 재편된다.
▲ OLED 시장 확대 vs 기존 고객 관리 리스크
LGD는 작년 이사회·위원회 활동 내역에서 OLED 신기술 투자, 올해 차입·사채발행 한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 점검 등을 주요 안건으로 다뤘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총 안건을 통해 LGD의 올해 사업 방향이 비교적 명확해졌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요약하면 ‘OLED·전장·프리미엄 IT 성장 스토리’와 ‘Capex·LCD·고객 집중 리스크 관리’의 병행이다.
시장조사기업 옴디아 등에 따르면 올해 전체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은 감소하더라도 OLED 패널은 6%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OLED TV, 고해상 IT 패널, 차량용 OLED 수요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며 LGD는 OLED TV 패널 시장에서 80%가 넘는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LGD는 작년 약 1.4조원을 설비투자에 쏟았고 올해는 2조원 중후반 설비투자를 예고했다. 투자 대부분이 대형·IT·모바일 OLED와 차량용·신규 폼팩터 라인에 투입되는 만큼 중장기 수익성 개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증권가는 중국 LCD 자산 매각 효과와 OLED 믹스 개선을 감안할 때 올해 영업이익 1조원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리스크도 뚜렷하다. 대형 TV LCD 시장에서는 이미 철수했지만 IT·전장용 LCD 생산은 유지하고 있어 중국 패널 업체의 저가 공세에 따른 가격 압박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상위 10대 글로벌 세트 고객 매출 비중이 92%, 해외 매출 비중이 96%에 달해 북미·중국 대형 고객의 재고 조정·수요 조절이 곧바로 실적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여기에 2조원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설비투자는 감가상각과 이자 비용을 늘려 단기 재무 부담을 키운다. 글로벌 경기 둔화, 환율 변동, 지정학 리스크까지 겹칠 경우 TV·IT·모바일·전장 수요를 동시에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 ESG·지배구조 개선, 밸류에이션 재평가 기대
LGD는 이번 주총 자료에서 환경·기후·자원순환 관련 규제 대응과 ESG 활동도 상세히 공개했다. 배출허용 기준의 70% 수준으로 내부 기준을 설정해 공정 배출을 관리하고 ISO14001·ISO50001, CDP 기후변화·물경영 리더십 평가, Zero Waste to Landfill 인증 등을 획득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OLED TV·IT·차량용 패널에 대해 탄소발자국·PFAS 저감·Eco Label 인증을 확보한 점도 강조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집중투표제 정비, 감사위원 분리선임 확대, 감사위원 선·해임 의결권 제한 강화, 전자주총 도입 등 국내 상장사 평균을 웃도는 수준의 정관 개편을 추진하면서 해외 기관·ESG 펀드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시도가 읽힌다.
이번 주총에서 안건 중에는 정관의 사업목적에 ‘소방시설의 공사, 개설, 이전 및 정비 등을 위한 소방시설공사업’을 추가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에 대한 별도의 사전 설명은 없었지만 LGD는 이미 오랫동안 지역 소방서와 협력해 가정용 소방 물품 지원 사업 등을 지원해 왔다. 업계에서는 LGD가 단순 물품뿐 아니라 직접 소방 설비까지 투자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CD 사이클 변동성과 중국 투자 후유증으로 디스카운트가 컸던 LG디스플레이가 OLED 수익성 턴어라운드에 지배구조·ESG 개선까지 더하면 멀티플 재평가 여지를 만들 수 있다”며 “이번 주총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향후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고 투자자와 주주의 이익을 보장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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