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와 관련해 “한미 간 합의의 큰 틀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요 경쟁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결과가 도출되도록 정부 합동으로 면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의 통상 압박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민관 공조 체계를 전면 가동해 피해 최소화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다.
구 부총리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대미(對美) 통상 현안을 집중 논의했다. 그는 “정부는 민관 합동 대응체계를 구성하고 과잉생산·강제노동 등 조사 분야별로 범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국이 301조 조사를 통해 겨냥할 것으로 예상되는 과잉생산, 공급과잉, 인권·노동 이슈 등에 대해 산업계와 정부가 함께 대응 논리를 정교하게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산업별·쟁점별 전담 라인을 구축해 미국 측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주요 경쟁국의 대응 움직임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구 부총리가 “주요 경쟁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결과”를 강조한 만큼, 우리 기업이 관세·비관세 조치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국제 공조와 양자 협의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는 오는 26∼29일 카메룬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동향도 함께 점검했다. 구 부총리는 “통상 환경 변화에 따른 WTO 개혁 방향 등이 논의될 예정”이라며 “정부는 주요 이슈에 국익이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보조금 규율, 디지털 통상, 공급망 안정 등 WTO 개혁 의제가 우리 수출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인 입장 정리와 협상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통상 정책 범위를 전통적인 상품·서비스 교역을 넘어 문화 콘텐츠 분야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구 부총리는 대외경제장관회의 구성원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새로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경제부처 중심의 현 구성원에 문체부를 포함해 K-컬쳐의 글로벌 확산에 발맞춰 대외경제 정책 수립 단계부터 유기적으로 협업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회의 운영 방식도 탄력적으로 바꾼다. 구 부총리는 “의제 성격에 따라 참석 범위를 유연하게 조정하는 축소형, 확장형 운영으로 대외경제 이슈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통상·투자, 공급망, 디지털·문화 콘텐츠 등 안건에 따라 관련 부처와 민간 전문가 참여 폭을 조정해, 현안별로 보다 기민하고 실효적인 대응 체계를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의 301조 조사가 본격화하고 WTO 개혁 논의가 중대한 분수령을 맞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민관합동 대응과 부처 간 협업을 강화하며 ‘총력 통상전선’을 구축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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