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단계적·점진적' 개헌 추진 의사를 공식화했다. 이 대통령은 17일 국무회의에서 "개헌을 할 수 있는 것은 하자"며 여야가 모두 합의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한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안에 공감을 표했다.
이에 따라 찬반이 극명히 갈리는 권력 구조 개편 외에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 정신과 부마항쟁을 수록하는 개헌을 놓고 여야 정치권이 본격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개헌안 공고 일정 등을 고려하면 개헌안의 마지노선은 4월 7일이다.
李 "단계적·점진적 개헌…5·18 정신, 부마항쟁 헌법 전문 수록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국무회의에서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수록하자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안을 언급하며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 것은 야당도 약속하지 않았나. 정부가 관심을 갖고 진척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자치 강화, 계엄요건 강화 이런 게 있는데 국민들도 다 동의하고 야당도 반대하지 않을 거 같다"며 정치적 공감대가 형성된 부분에 대한 개헌 추진 의사를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야당이 5·18을 (헌법 전문에) 넣으면서 부마 항쟁을 넣자는 주장을 했던 기억이 난다"며 "부마 항쟁도 헌정사에서 매우 의미 있어 같이 (수록)하면 형평성도 맞고 논란도 줄일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4년 중임제 등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단계적·점진적 개헌도 하나의 사례로 한번 해보면 좋을 것 같다"며 "한번 정부 차원에서 공식 검토를 하고 입장도 정리해가면 좋겠다"면서 민감한 사안을 제외한 부분에 대한 개헌 검토를 지시했다.
우원식 "개헌 결단을"…與 한병도 "논의 시작" 野 송언석 "지선 이후"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12일 여야 원내대표를 만나 '6·3 지방선거 개헌 투표 동시 실시'를 제안했다.
우 의장은 "개헌 논의 이번에 반드시 시작하자는 제안은 이번이 다시 오기 어려운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오는 17일까지 국회 개헌특위가 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5·18 정신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문제, 지역균형발전 강화하는 문제, 다시는 내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불법 비상계엄의 재발을 막기 위한 개헌 내용"이라며 "진지하게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라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금은 민생과제도 굉장히 시급하고, 여러 현안들도 있다. 개헌을 과연 논의할 시점이냐는 점에서 굉장히 소극적"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정성호 "李대통령 개헌 검토 지시…법리 검토 본격 착수"
이런 점을 감안하면 6·3 지방선거가 석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개헌 특위 구성 및 개헌안 마련까지 시간이 촉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직접 개헌 의지를 드러내면서 여권을 중심으로 개헌 동력이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일단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 대통령의 개헌 검토 지시에 따라 법무부 차원의 본격적인 법리 검토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이 대통령이 정부 차원의 개헌 검토를 말씀하셨다"며 "법무부도 개헌 과제에 대한 법리 검토에 본격 착수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1987년 개헌이 권위주의를 종식하고 민주주의 토양을 다진 역사적 전환점이었다면, 이제는 진정한 국민주권 국가를 완성하고 인공지능 기술혁명 시대의 가치까지 담아낼 개헌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개헌 의제로는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계엄 요건의 엄격화 ▲지방분권의 확대 등을 꼽았다.
정 장관은 이 같은 의제들이 새 헌법에 온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시대 변화를 반영한 추가적인 개혁 과제들도 발굴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법무행정 주무부처로서 국무조정실 등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력하며 필요한 사항을 충실히 지원하겠다"며 "산업화, 민주화 시대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는 국민들의 여정을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광주·전남 시민단체 "국회 개헌특위 구성하고 5·18 헌법에 새겨야"
시민사회에서는 개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광주·전남 시민단체들은 지난 17일에도 국회를 향해 개헌특위 즉각 구성과 5·18민주화운동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강력 촉구했다.
광주·전남 173개와 개인 624명으로 구성된 5·18정신헌법전문수록국민추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개헌특위 구성 시한인 이날까지도 정치권은 여전히 책임 있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단체는 "5·18은 헌법재판소를 통해 헌정 질서 수호를 위한 정당한 저항으로 판시됐음에도 아직까지 대한민국 헌법에 새겨지지 못하고 있다"며 "그 결과 우리는 12·3 내란을 겪고 민주주의 후퇴의 위험을 마주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5·18 정신의 헌법전문 수록은 단지 역사적 명예 회복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개헌의 출발점"이라며 "국회가 더 이상 머뭇거린다면 그것은 5·18의 희생과 민주주의의 역사 앞에서 스스로 책임을 저버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개헌특위 즉각 구성을 비롯해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내란·권력남용 방지 헌법 개정 추진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단체는 국회의원들에게 공개질의서도 전달할 방침이다. 공개질의서에는 ▲국회 개헌특위 구성에 대한 입장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에 대한 입장 ▲내란과 권력 남용을 막는 헌법 개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 담겼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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