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 가운데 상당수가 단기간 내 다시 수도권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나타나, 단순 유입을 넘어 ‘정착’을 유도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18일 ‘청년의 지역 이동과 정착: 지역별 청년친화지수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이동 패턴은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해 정착하는 비율이 42.7%로 가장 높았으며, 반대로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해 정착한 비율은 21.3%에 그쳤다.
특히 수도권을 떠나 비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 가운데 11.4%는 다시 수도권으로 돌아갔고, 비수도권 체류 기간도 평균 1.6년에 불과했다. 이를 전체 이동 대비로 환산하면 약 34.9%가 ‘유턴’한 셈이다.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주요 배경으로는 일자리와 소득 등 경제적 기회가 꼽혔다. 실제로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 5명 중 1명은 소득 개선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보고서는 잦은 지역 이동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소득 증가율을 낮추고, 경력 단절과 네트워크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착 여건 역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이 전국 229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청년친화지수’를 평가한 결과, 상위 10% 지역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됐고 비수도권은 단 4곳에 그쳤다.
청년친화지수는 ▲일자리(Work) ▲주거·복지 등 삶(Life) ▲문화·여가(Fun) ▲사회적 관계망(Engagement) 등 4개 요소로 구성되며, 특히 ‘일자리’와 ‘문화 인프라’ 부문에서 수도권 편중이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지역을 ▲청년 경유지 ▲청년 정착지 ▲청년 유출지 ▲청년 정착유보지 등 4가지 유형으로 나눠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산업 기반은 있지만 정주 환경이 취약한 지역은 주거·교통 등 생활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고, 일자리가 부족한 지역은 문화 자원을 활용한 고용 창출 전략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비수도권 정착을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지역 내 갈등도 지목됐다. 외부에서 유입된 청년이 더 나은 일자리를 차지한다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갈등이 발생하고, 이는 조기 이탈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갈등의 근본 원인이 ‘경제적 기회 부족’에 있다며, 청년 유입 정책에 앞서 지역 내 일자리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수도권 청년들은 한 번쯤은 수도권의 생활을 ‘경험’하고 싶어 한다”며 “다양한 경험과 일거리를 접해보고 싶으나, 비수도권에는 선택의 폭이 크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의 여건과 청년의 복합적 수요를 반영한 통합적 정책이 마련될 때 청년의 이동 경험은 지역 소멸의 원인이 아닌 지역 혁신의 자산이 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이들이 떠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아니라 이동과 경험을 전제로 다시 돌아와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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