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믿을만한 수비수와 골키퍼 딱 두 명만 있으면 좋겠다. 첼시가 파리생제르맹과 보인 결정적인 차이다. 선수단 정책에 맞지 않는 김민재 영입설이 왜 나는지 이해할 만한 경기가 하나 추가됐다.
1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2025-2026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을 가진 프랑스의 파리생제르맹(PSG)이 첼시를 3-0으로 꺾었다. PSG가 합산 점수 8-2로 8강에 올랐다. PSG는 앞선 홈 1차전에서 5-2 대승을 거둔 바 있다.
1차전과 2차전의 공통점은 경기력과 결과의 큰 괴리였다. 경기를 다 보면 첼시가 세 골 차로 대패할 만한 내용이 전혀 아니었다. 현재 개발된 세부수치 중 경기력을 잘 반영하는 기대득점(xG, ‘소파스코어’ 기준) 수치를 보면 1차전에서 첼시가 1.57 대 0.90으로 앞섰고, 2차전도 1.26 대 1.09로 더 우세했다.
두 팀의 역량은 경기운영이 아닌 마무리와 마지막 수비에서 갈렸다. 첼시 공격진의 역량은 나쁘지 않았다. 2차전에서 주앙 페드루는 좋은 움직임으로 슛 4회를 기록했다. 페드루 네투는 좌우 측면을 헤집으면서 슛 1회, 키 패스 3회를 기록했다. 콜 파머의 슛 2회도 결정적이었다. 첼시는 슛 횟수에서 18회 대 8회로 두 배 넘는 수치를 남겼다.
그런데 첼시의 슛은 수비수들에게 한 번 여과되고, 골키퍼에게 또 한 번 걸러지면서 나중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됐다. 첼시의 슛 중 상대 수비의 몸에 맞은 게 6회나 됐는데 PSG 슛 중에는 하나도 없었다. 선방은 첼시의 로베르트 산체스가 고작 2회에 그친 반면 PSG의 마트베이 사포노프는 9회나 기록했다.
1차전에 이어 후방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 경기였다. 가장 눈에 띈 골키퍼의 경우 PSG도 완벽하진 않다. 두 팀 모두 주전 골키퍼를 확정하지 못하고 선수를 돌려쓰는 형편이다. 특히 첼시의 경우 리엄 로세니어 감독이 산체스의 기량에 만족하지 못하고 지난 1차전에 필리프 요르겐센을 출전시켰다가 낭패를 본 바 있다. 이번엔 산체스를 다시 골문에 세웠는데, 딱히 나아진 게 없었다.
게다가 수비진에 줄부상이 생기면서 안 그래도 빈약한 후방이 더 약해졌다. 주전 라이트백 말로 귀스토, 이번 시즌은 주전 미드필더로 뛰고 있으면서 유사시 라이트백 백업을 맡는 리스 제임스가 모두 부상으로 빠졌다. 주전 센터백 웨슬리 포파나는 가벼운 부상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결국 후보급 선수들 중 센터백 마마두 사르가 라이트백 백업을 맡았고, 주로 레프트백으로 기용되어 온 조렐 하토가 센터백으로 투입돼야 했다.
급조한 수비진은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선제실점 상황에서 사르가 흐비라 크바라츠헬리아와 몸싸움 경합을 이겨내지 못해 공을 놓치면서 결정적인 위기를 내줬다. 그밖에도 문전 위치선정 등 여러 면에서 수비진 전체가 미흡한 모습이었다.
첼시는 모든 포지션에 전도유망한 선수를 다수 영입하고 이들의 무한경쟁을 유도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공격진에는 이 정책이 어느 정도 들어맞고 있다. 반면 중원, 수비, 골키퍼는 아쉬움이 크다. 그 중에서도 골키퍼는 특수 포지션이라 확실한 선수 한 명을 영입하는 게 좋을텐데, 지난해 여름 프랑스 대표팀 주전 마이크 메냥(AC밀란)을 영입할 기회가 있었으나 망설이다 손을 뗐다. 센터백은 딱히 어린 선수들로만 구성된 것도 아니지만 기량이 검증된 선수가 한 명도 없다. 이날 뛴 트레버 찰로바, 토신 아다라비오요, 조시 아체암퐁뿐 아니라 브누아 바디아실, 리바이 콜윌 등 다양한 센터백 카드 중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본 선수가 한 명도 없다. 그러다보니 매 시즌 돌아가면서 두어 명 정도 주전의 자격을 보이는 선수는 등장하지만 컨디션이 다시 떨어지면 팀 전체 수비력도 함께 떨어지곤 한다.
2020년대 들어 첼시에서 가장 믿음직한 센터백은 만 35세에 영입해 39세까지 활용했던 브라질 대표 출신 치아구 시우바였다. 김민재가 치우바 수준의 선수라고 하긴 어렵지만, 최소한 이탈리아 세리에A 올해의 수비수상을 타고 거액 연봉을 받으며 바이에른뮌헨으로 이적하는 등 ‘고점’을 입증한 경험은 있는 선수다. 첼시가 전체적인 영입 정책에 반하더라도 김민재처럼 검증된 수비수를 딱 한 명 정도 영입할 필요성은 이번 UCL 두 경기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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