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용 시장이 취업자 수 증가 폭을 3개월 만에 20만 명대로 끌어올리며 겉으로는 회복세를 보였으나, 청년층의 구직난과 고부가 가치 산업의 일자리 위축이라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특히 고숙련 업종의 취업자 감소가 통계 개편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인공지능(AI) 등 기술 전환에 따른 일자리 구조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인 일자리 주도한 '외화내빈'형 회복
18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만 15세 이상 취업자는 2,841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3만 4,000명 증가했다. 이는 작년 9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이며, 두 달 연속 10만 명대에 머물던 증가 폭을 다시 20만 명대로 돌려놓은 수치다.
그러나 연령별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온도 차가 뚜렷하다. 60세 이상 취업자가 28만 7,000명 늘어나며 전체 증가세를 견인한 반면, 미래 경제의 허리인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4만 6,000명이나 줄어들었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7.7%를 기록, 2021년 2월(10.1%)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20대와 30대의 실업률 역시 각각 7.6%, 3.6%로 동월 기준 5년 내 최고치를 경신하며 젊은 층의 고용 한파를 입증했다.
전문과학·정보통신업 역대급 급감… 제조업은 20개월 연속 마이너스
산업별로는 보건·사회복지업(28만 8,000명↑)과 운수·창고업(8만 1,000명↑)이 취업자 증가를 주도했다. 반면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10만 5,000명)과 정보통신업(-4만 2,000명)은 2013년 통계 개편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당국은 이를 두고 장기간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엔지니어링·컨설팅 분야의 부진을 원인으로 꼽으면서도, 인공지능(AI) 활용 확대에 따른 구조적 대체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좋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1만 6,000명)과 건설업(-4만 명)의 동반 부진도 뼈아프다. 제조업은 2024년 7월부터 시작된 감소세가 20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으며, 건설업 또한 22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 중이다. 이는 산업 현장의 중추적 활력이 저하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전체 고용 지표의 질적 하락을 불러오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업자 100만 명 육박… 중동발 하방 리스크 대비
전체 실업자 수는 99만 3,000명으로 전년 대비 5만 4,000명 늘어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이번 통계에 최근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는 중동 전쟁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 긴장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제 전반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3월 이후 대외 불확실성이 고용 시장에 미칠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취약 부문 보완 대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고용 취약층인 청년과 고숙련 기술직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마이크로 데이터 분석과 현장 중심의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폴리뉴스 차미경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