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정부가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통합 방침을 추진하는 가운데, 두 공항공사 노동조합이 반대의 입장을 내놓으며 사실상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 인천공항 노조 “졸속 통합 즉각 철회”
인천공항졸속통합저지공동투쟁위원회는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3개 공항운영사 통합의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투쟁위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한마음인천공항노동조합, 인천국제공항보안노동조합, 보안검색통합노동조합, 인천공항에너지노동조합,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노동조합, 인천공항엔지니어링노동조합 등 7개 노조가 참여했다.
투쟁위는 정부가 추진하는 통합을 지방공항 정책 실패와 신공항 재정 부담을 인천공항에 떠넘기려는 무책임한 책임 전가라고 규정했다. 또한 인천공항이 현재 수익 악화와 비용 증가 속에서 대규모 시설 확장과 허브공항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시기에 있는 만큼, 지방공항 적자 보전과 신공항 재정 부담까지 떠안게 된다면 투자 여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투쟁위는 “정부가 5만 노동자의 경고와 국민의 우려를 끝내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통합을 강행한다면, 총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 한국공항공사 노조 “지방공항 소멸 막으려면 정책 전환 필요”
반면 한국공항공사 노동조합은 18일 별도 성명을 통해 통합 논의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지 않으며, 오히려 현행 항공정책의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을 기회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공항공사 노조는 인천공항이 1999년 한국공항공사에서 분리된 이후 ‘1극 허브화 정책’ 속에 급성장한 반면, 지방공항은 항공교통 편익 소외와 시설투자 축소로 소멸이 가속화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공항공사가 김포·김해·제주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전국 지방공항을 운영하는 한편 공항이용료·시설사용료를 20년 넘게 동결하며 버텨왔지만 이 운영 체계도 한계에 봉착했다고 밝혔다.
한국공항공사 노조는 인천공항 측의 반대 논리에 대해 “전 국민이 하나의 공항을 이용해서 만들어준 수익을 인천만 더 잘살기 위해 투자하겠다는 논리와 같다”고 직접 반박했다. 그러면서 전 국민 중심 지방공항 균형발전 국가정책 전환 및 상생방안 마련,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국제항공노선 최적화, 중복기능·불필요 경쟁 해소를 통한 공항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3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 같은 통합, 다른 셈법
두 노조의 입장 차이는 각자가 처한 구조적 현실에서 비롯된다. 인천공항 노조는 흑자 공항의 재원이 적자 지방공항 보전에 쓰일 것을 우려하는 반면, 한국공항공사 노조는 지방공항의 만성 적자와 소멸 위기가 인천공항 허브화에 집중된 정부 정책의 결과라는 점을 강조한다.
정부는 이달 말 공식 논의 자리를 마련해 통합 방안을 본격적으로 다룰 계획이며, 두 노조의 입장이 정면으로 엇갈린 가운데 통합 논의 과정에서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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