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나라 기자 | 이란과 미국 간의 군사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 상승과 물류 차질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우리 경제 성장률이 최대 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쟁 기간에 따라 물가 상승과 환율 급등, 고금리 전환 등 금융시장 충격도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 산하 NH금융연구소는 최근 '이란 전쟁 전개 시나리오별 경영 환경 변화 및 대응 포인트' 보고서를 통해 전쟁 전개 양상을 조기 종전·지속·장기 지속 등 3가지 시나리오로 나누고 경제 영향을 분석했다.
먼저 전쟁이 1개월 내외로 조기에 진정되는 시나리오에서는 실물경제 충격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물가 상승 압력이 단기적으로 확대되고 민간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면서 경제성장률은 연간 기준 0.1~0.2%포인트 하락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이 경우 정부는 취약계층 지원과 유류세 인하, 유류 보조금 지급 등 재정 정책을 통해 충격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 역시 물가 상승 압력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가 어려워지면서 동결 또는 소폭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나아가 보고서는 전쟁이 3개월 이상 이어질 경우 우리 경제 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하고,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성장률이 연간 0%대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시나리오에서는 경제 충격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원유 공급 차질이 발생하고 유가와 해상 운임, 보험료가 동시에 상승하는 가격 충격과 물량 충격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운송·화학·발전 등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뿐 아니라, 도소매와 숙박·음식점, 건설 등 내수 산업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면서 정책 대응 역시 코로나19 시기와 유사하게 재정 확대와 통화 완화가 동시에 추진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이 경우 원화 약세가 확대되며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이상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전쟁이 1년 이상 장기화되는 시나리오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충격이 구조화되면서 경제 환경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란 내부 분열·내전 가능성·난민 발생 등 정치적 불안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이란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이 경우 고유가와 물류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기업 수익성 악화·소비 위축·수출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적 충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와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 정책과 산업 구조 재편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물가 상승 압력이 누적되면서 한국은행 통화정책 역시 경기 대응 중심에서 인플레이션 억제 중심으로 전환돼 금리 인상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NH금융연구소는 보고서에서 "고유가와 물류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비용 상승·소비 위축·수출 둔화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실물 경제에 광범위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주요국보다 물가와 성장률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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