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에 외국인 붐비는 韓···숙박은 ‘해외 앱’이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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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에 외국인 붐비는 韓···숙박은 ‘해외 앱’이 싹쓸이

이뉴스투데이 2026-03-18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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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면세점 ‘K-웨이브 존’의 BTS 굿즈. [사진=신세계면세점]
신세계면세점 ‘K-웨이브 존’의 BTS 굿즈. [사진=신세계면세점]

[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K콘텐츠’에 이끌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행 수요의 ‘길목’ 역할을 하는 숙박 중개의 실익은 외국계 플랫폼이 독식하는 기형적 구조가 심화하고 있다.

소수의 해외 기업이 시장 매출의 91%를 장악한 사이 국내 숙박업 관리 기준과 플랫폼 간의 괴리는 갈수록 벌어지며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은 커녕 관광산업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한국관광공사 및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실시한 ‘최근 OTA 시장 동향 분석 및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부킹홀딩스, 익스피디아, 에어비앤비, 트립닷컴 등 4개 기업이 전체 OTA 시장 매출의 91%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방한객이 늘수록 숙소 예약의 관문이 국내 채널이 아니라 글로벌 OTA로 수렴되는 구조가 더 뚜렷해지고 있는 셈이다.

OTA는 온라인 여행·숙박 중개 서비스로 숙박업소와 이용자를 연결해 예약을 중개하는 플랫폼을 뜻한다. 외국 관광객은 언어 지원과 결제 편의성, 자국 내 인지도 등을 이유로 글로벌 OTA를 이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문제는 이 같은 유통 구조가 확대되는 속도에 비해 국내 숙박 관리 체계는 여전히 기존 법적 분류 기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국내 숙박업은 관광호텔, 일반숙박업, 생활형 숙박시설 등으로 구분돼 허가와 관리가 이뤄진다. 반면 글로벌 OTA에서는 이러한 법적 분류가 명확히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용자가 숙소의 실제 영업 형태나 관리 기준을 파악하기 어렵다. 호텔, 게스트하우스, 캡슐형 숙소 등 서로 다른 성격의 시설이 동일한 기준으로 노출되며 사실상 하나의 상품처럼 소비되는 구조다.

구체적인 기준과 가이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서 글로벌 OTA를 통한 각종 불법적 영업 가능성에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적발된 불법 숙박업소의 98.3%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예약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 중심의 숙박 유통 구조가 관리 사각지대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목된다.

숙소 선택 방식 역시 문제를 키운다는 지적이다.

외국 관광객은 가격, 위치, 평점 등 직관적인 정보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영업 허가 여부나 소방 설비, 위생 관리 수준 등 핵심 정보는 플랫폼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일부에서는 숙소 측 요청에 따라 리뷰가 조정되거나 노출이 제한되는 사례도 있어 정보 비대칭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글로벌 OTA가 국내 법 기준에 따른 숙박 유형이나 허가 여부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 경우 일부 숙소는 소방 점검이나 위생 관리 대상에서 누락될 가능성이 있다. 사고 발생 시 플랫폼과 운영자 간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점도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이 같은 유통 구조는 국내 관광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외국인 숙박 수요가 글로벌 OTA 중심으로 흡수될수록 국내 OTA는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고, 숙박 유통의 주도권 역시 해외 플랫폼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동시에 국내 관리 체계는 기존 법적 틀에 머물러 제도와 시장 간 괴리가 확대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 OTA를 중심으로 한 활성화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김희진 한국관광공사 차장은“ ‘숙박페스타’ 등 사업을 통해 국내 OTA와 연계한 할인 지원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바운드 관광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17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많은 방문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17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많은 방문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방한객 증가가 단순 수치 확대를 넘어 실제 숙박 유통 구조까지 제도권 안에서 관리되지 않을 경우 회색지대 숙소 확산과 안전·책임 공백 문제가 동시에 심화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보다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서라도 국내 OTA 역시 외국어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자생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가격 할인이나 프로모션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다국어 페이지 구축과 결제 편의성 개선, 해외 이용자 접근성 확대 등 기본적인 이용 환경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OTA에 비해 부족한 브랜드 인지도와 사용자 경험을 보완하지 않을 경우, 인바운드 숙박 수요가 지속적으로 해외 플랫폼에 종속되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글로벌 OTA는 자산 규모와 마케팅 역량에서 국내 OTA와 경쟁 자체가 어려운 수준”이라며 “외국인 관광객은 자국에서 사용하던 플랫폼을 그대로 이용하는 경향이 강해 국내 OTA가 개입하기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는 현재 OTA 구조에서는 숙소가 어떤 법적 기준에 따라 운영되는지 이용자가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숙박 유형과 관리 기준을 보다 명확하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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