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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폐지수집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어르신들을 공공영역으로 편입하기 위해 전수조사까지 진행하며 실태를 파악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엔 여전히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도 공공일자리 확대 등 당근책을 제시하는 상황이나 정작 이들이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지자체 조례 역시 이들의 안전을 지원하는 수준에서 역할이 멈춰있다.
무리한 편입 시도는 되레 자원순환 기능 약화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묘수 찾기가 더욱 힘든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2023년 12월 ‘폐지수집 노인 지원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이듬해 7월 ‘폐지수집 어르신 전국 현황’을 발표했다. 빈곤한 고령화로 대표되는 이들을 사회안전망으로 편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었다. 당시 발표에서 발굴된 폐지수집 어르신은 전국 1만 4831명이다. 이 중 충청권의 경우 대전 405명, 세종 24명, 충남 499명, 충북 474명 등 1402명이다. 그러나 조사에 응답하지 않은 이들을 감안하면 이보다 더 많을 것이란 추측이 정설이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78세, 상당한 고령이고 특히 80~84세 비중이 가장 크다. 사실상 가장 취약한 계층인 만큼 정부는 전국 현황을 지자체에 공유해 이들을 공공의 영역으로 편입하고자 했다.
지자체 역시 이와 맞물려 관련 어르신 일자리를 발굴, 조례를 통해 뒷받침하려 했으나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2015년, 전국에서 가장 먼저 관련 전수조사를 진행한 대전시는 폐지수집 어르신의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폐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리사이클 사업 등 공공형 일자리를 만들며 대응하고 있으나 이들의 공공 사회안전망 편입은 쉽지 않다. 우선 공공형 일자리를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생계를 위한 부족한 수익 구조가 과제로 남아 있다. 정부 전수조사에서도 ‘폐지수집 활동을 계속할 의향이 있는가’에 대해 88.8%가 계속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반면 다른 일자리를 제공하면 폐지 수집을 중단하겠다는 답변은 25%에 불과했다. 공공일자리 사업 참여 의향이 없다는 응답도 52.7%나 됐다. 사실상 이들이 자의적으로 공공의 영역으로의 편입 자체를 거부하는 상황이다.
이들이 공공 편입을 거부하면서 지자체 조례 역시 이들의 안전을 뒷받침하는 내용에 머물고 있다. 충청권에서 광역의회 차원에서 폐지수집 어르신을 지원하는 조례는 대전이 유일하며 나머지는 기초의회 조례를 통해 폐지수집 어르신을 지원하고 있다. 그나마 재정적으로 여유 있는 서울시는 아예 폐지수집 어르신이 조달하는 폐지 보상금을 배로 인상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재정자립도가 빈약한 충청권이나 비수도권 자치단체가 시행하기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아예 공공 일자리 사업에 폐지수집 분야를 신설하는 것도 차선이 될 수 있으나 특정 분야에 대한 수혜 논란이 번질 수 있단 점이 문제점으로 떠오른다. 그나마 복지부가 폐지수집 어르신의 공공영역 편입을 유도하기 위해 자치단체에 국비를 지원, 계속해서 상향해가고 있지만 사실상 자치단체에 역할을 떠넘겼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특히 무리하게 폐지수집 어르신을 공적인 사회 안전망으로 유도할 경우 연간 25만 톤의 폐지를 재활용시장으로 전달하는 폐지수집 어르신의 사회적 기능을 방치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시 관계자는 “폐지수집 어르신을 위한 공공일자리 사업을 대거 발굴, 이들을 공공의 영역으로 편입하려 시도하고 있다. 다행히 응하는 어르신도 많고 관련 국비로 계속 늘고 있어 다양한 사업을 발굴해 사회적 기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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