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 경영 정상화 궤도를 찾아가던 KT가 또다시 내부 갈등과 사법 리스크에 휘말렸다. KT 노동조합이 행동주의 펀드 출신 사외이사를 직접 경찰에 고발하며 이사회 전면 쇄신을 요구하고 나서서다. 지난해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겪었던 지배구조 혼란이 이번에는 이사회의 '비위 의혹'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17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KT 노동조합은 이승훈 사외이사를 업무방해 및 업무상 배임(미수 포함) 혐의 등으로 전날 서울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
노조가 제기한 의혹의 핵심은 이 이사가 사외이사라는 직위를 이용해 경영권에 과도하게 개입했다는 점이다. 노조 측은 이 이사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인사권자를 상대로 자신을 경영기획총괄 보직에 임명하도록 요구하거나, 인사 과정에 부당하게 관여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 압박 의혹도 제기됐다. 노조는 이 이사가 독일 소재 인공위성 통신업체인 '리바다'(Rivada)에 대한 투자를 관련 부서와 의사결정권자에게 강하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번 고발은 KT 이사회의 주축 중 하나인 행동주의 펀드 측 인사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 이사는 지난해 KT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대대적으로 이사진을 개편할 당시 투명성 강화를 목적으로 합류한 인물이다.
노조는 이 이사의 즉각적인 직무 중단과 함께 이사회의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사외이사 평가제 도입 △노동이사제 실시 △컴플라이언스(준법 감시) 강화 등을 재발 방지 대책으로 내걸었다.
업계에선 이번 사안을 두고 KT 내부의 뿌리 깊은 갈등이 다시 분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외부 출신 사외이사의 경영 감시 활동이 노조나 내부 경영진에게는 '경영권 간섭'으로 비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반면, 일각에선 이번 고발이 이사회의 독립적인 감시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정당한 조언과 부당한 경영 개입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가려내는 것이 수사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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