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책임 놓고 공방…정신잃은 손님 모텔 데려가 계좌이체하고 성매매 위장 등 혐의로 기소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유흥주점에서 만취 상태가 된 손님이 같은 건물 모텔로 옮겨진 후 몇시간 지나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사망 이유를 놓고 법정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울산지법 형사12부(박강민 부장판사)는 17일 유기치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 등 유흥업소 종사자 3명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이 사건은 지난해 3월 울산 한 유흥주점에서 발생했다.
검찰 측 공소사실 등에 따르면 업주 A씨는 그날 손님 B씨가 들어오자 여성 접객원 C씨와 함께 술을 마시게 했다.
B씨가 만취 상태가 돼 정신을 잃자, A씨 등은 같은 건물 모텔 방으로 데려간 후 B씨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신의 계좌로 116만원 상당을 이체했다.
이들은 이미 앞서 유흥주점에서 B씨가 모바일뱅킹으로 술값을 계산할 때 계좌 비밀번호를 훔쳐보며 외워뒀던 터였다.
이들은 곧이어 범행이 들킬 것을 우려해 마치 B씨가 성매매를 위해 모텔로 온 것처럼 꾸미기 시작했다.
B씨 옷을 벗기고, 또 다른 여성 접객원 D씨에게 연락해 모텔로 오도록 한 후, 마치 성매매를 한 것처럼 행세하도록 한 것이다.
이들은 B씨를 방치해뒀는데, 몇시간 뒤인 이튿날 새벽 4∼5시 사이 확인해보니 B씨 입술이 파랗고, 깨어나지 못하자 얼마 후 119에 신고했다.
그러나 B씨는 급성 알코올중독 합병증으로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검찰은 "A씨 등이 B씨에게 양주 4병을 시켜 마시게 했고, B씨가 대변을 실금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는데도 돈을 가로채기 위해 모텔로 데리고 가는 등 제대로 조치하지 않아 숨지게 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A씨 등 피고인들은 손님 B씨에게 정신을 잃게 할 정도로 술을 마시게 한 사실이 없고, 구호 조치도 적절히 했다는 입장이다.
변호인 측은 "신고가 늦어지긴 했으나 당시 당황했기 때문이다"며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의문이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사망 원인을 두고 양측이 맞서자, 증인 여러 명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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