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오른쪽)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 김건희 여사. /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피고인석에 앉고 그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증인석에 서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구속 이후 한 번도 법정에서 마주치지 않은 두 사람이 같은 재판에서 피고인과 증인으로 얼굴을 맞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17일 오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날 미래한국연구소에서 근무한 강혜경·김태열 씨와 함께 김 여사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 여사가 법원의 출석 요구에 응한다면 윤 전 대통령이 구속된 이후 처음으로 두 사람이 법정에서 대면하게 된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남색 양복에 흰 와이셔츠 차림으로 공판에 출석했다. 재판부가 직업이 무직인지 묻자 "네"라고 짧게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윤 전 대통령이 김 여사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 씨로부터 합계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총 58회에 걸쳐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명 씨에게는 같은 기간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해당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기부한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그 대가로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봤다.
윤석열(오른쪽)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 김건희 여사. / 뉴스1
이날 특검팀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의 항소심 재판부가 공판준비기일에서 여론조사 제공이 정치자금법상 어느 조항에 해당하는지 답변해달라는 석명요구사항 등을 반영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동일하다는 이유로 이를 허가했다. 앞서 김 여사의 경우 동일한 혐의에 대해 지난 1월 1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은 바 있다.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팀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여론조사의 공표나 배포 여부도 명 씨가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이고,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특검은 여론조사가 윤 전 대통령을 위한 것이라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천은 대통령 후보나 당 대표가 관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며 "무리한 법리 적용과 사실 오해에 기반한 기소"라고 지적했다. 명 씨 측도 윤 전 대통령 측과 같은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증인 채택과 관련해서는 윤 전 대통령 측과 재판부 사이에 팽팽한 기싸움이 오갔다. 변호인이 "김 여사에 대한 부동의 의견을 유지하고, 출석하더라도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히자, 재판부는 "출석과 증언거부권은 별도로 본다"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오는 24일과 다음달 7·14일에 각각 증인들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이후 서증 조사와 피고인 신문 등을 거쳐 오는 5월 12일 마무리 절차를 밟는다. 재판은 주 1회 간격으로 오는 6월까지 공판기일이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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