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대산 불다람쥐’ 재범에 공분…방화범 처벌·관리 강화 목소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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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산 불다람쥐’ 재범에 공분…방화범 처벌·관리 강화 목소리 커져

투데이신문 2026-03-17 17:24: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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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오후 경남 함양군 마천면 창원리 야산에서 산불이 강풍과 함께 확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지난달 22일 오후 경남 함양군 마천면 창원리 야산에서 산불이 강풍과 함께 확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올해 첫 대형 산불로 기록된 경남 함양 산불의 방화 피의자가 과거 울산 동구 봉대산 일대에서 17년간 상습적으로 산불을 일으켜 온 인물로 드러나면서 사회적 공분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쇄 방화범에 대한 사후 관리 체계의 부재가 도마에 오르는 한편, 산림 방화 및 실화 범죄 전반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지난달 21일 함양 마천면 창원리 소재 한 야산에 불을 지른 혐의(산림보호법 위반 등)로 60대 남성 김씨를 최근 긴급체포해 전날 구속했다. 이날 창원지법은 도주가 우려된다는 등의 이유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이번 함양 산불을 비롯해 함양과 전북 남원 야산 등 최근 3건의 산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그는 1994년부터 2011년까지 울산 동구 봉대산 일대에서 90건 넘게 상습적으로 불을 지르다 붙잡힌 일명 ‘봉대산 불다람쥐’로 파악됐다.

그동안 경찰은 김씨를 잡기 위해 전담 수사팀까지 꾸려 추적했지만 그는 번번이 수사망을 빠져나가며 범행을 이어갔다. 해마다 봉대산 일대에서 산불이 발생하면서 산림 피해가 누적되고 지역 사회의 불안이 확산되면서 A씨에 대한 현상금은 한때 3억원까지 상향되기도 했다.

결국 2011년 3월 검거된 김씨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총 37차례에 걸쳐 봉대산 등에 불을 낸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7년의 공소시효로 인해 1994년부터 2004년까지의 범행은 기소하지 못했다. 징역과 함께 김씨는 울산 동구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해 4억2000만원 상당의 배상액이 확정되기도 했다. 2021년 3월 출소한 그는 고향인 함양으로 몇 년 전 이사를 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합동 감식과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압수수색 등 수사를 펼쳐 오다가 지난 13일 김씨를 체포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최근 뉴스에서 산불 관련 내용을 보고 희열을 느꼈고 불을 지르고 싶다는 충동을 참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김씨에 대한 여죄가 있는지 등을 수사한 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지난달 21일 오후 9시 14분께 경남 함양군 마천면 일대에서 일어난 산불은 강풍을 타고 번지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산불 피해 면적만 축구장(7140㎡) 328개 면적인 산림 234㏊(헥타르)에 달하 나무 11만4000여그루가 불에 탄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액은 9억5400여만원으로 추산됐다. 해당 산불로 인해 일대 50여가구, 80여명의 주민이 대피하기도 했다.

이 같은 ‘봉대산 불다람쥐’ 사건은 방화 범죄의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방화는 금전적 이익이나 개인적 원한보다 충동 등 심리적 요인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단순한 형사 처벌만으로는 재범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산불 방화 범죄에 대해서도 강력 범죄에 준하는 수준의 관리와 재범 방지 대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남 함양군 소재 한 야산에서 산림청 소속 산림재난특수진화대원이 산불 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경남 함양군 소재 한 야산에서 산림청 소속 산림재난특수진화대원이 산불 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더 나아가 산림 방화 범죄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실형이나 벌금형 선고 비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현행 처벌 체계가 범죄 예방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실효성 있는 처벌 강화와 함께 사전 관리 및 재범 방지 중심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5월 발표한 ‘최근 산불대응 관련 주요 쟁점 및 향후 과제’를 살펴보면 산림 방화범과 실화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법률에서 규정한 처벌기준에 비해 그 처분 수준이 낮은 이유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행 ‘산림보호법’상 방화범은 7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실화범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최근 5년간(2019~2023년) 산림 방화자 검거현황을 보면 검거율은 31.7%~44.8% 수준에 머물렀다. 검거된 방화자 1131명 중 20.3%인 229명만이 징역형(39명) 또는 벌금형(190명)에 처해졌고 나머지 902명은 기소유예 등으로 형사처분을 피해갔다. 

이에 국회입법조사처는 “산림 방화범죄에 대한 양형기준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입산자 실화 등이 산불 주요 원인으로 밝혀진 만큼 예방차원에서 산불예방 행위 위반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신고포상금제 도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범죄 이력자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한라대 경찰행정학과 이정덕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전과가 있는 방화범의 경우 재범 가능성이 높은 만큼 범죄 이력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방화에서 쾌락을 느끼는 유형의 상습적, 습관적 범죄자는 심리적 특성 분석과 맞춤형 관리가 병행돼야 하며 수사기관의 지속적인 관찰과 개입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더 나아가 산불은 여러 지자체에 걸쳐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개별 지자체 대응에 그치지 않고 광역자치단체나 지방경찰청 차원의 초기 대응과 공조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초기 단계에서의 신속한 수사와 종합적인 대응이 검거와 피해 확산 방지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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