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17회 연속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그 중심에는 단연 강이슬(32·청주 KB)의 뜨거운 손끝이 있었다. 국제농구연맹도 그의 폭발적인 3점 슛 능력에 주목하며 한국의 본선행을 이끈 핵심 동력으로 평가했다.
세계 15위 한국은 15일(이하 한국 시각) 프랑스 빌뢰르반 아스트로발에서 열린 2026 FIBA 여자 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에서 필리핀(39위)을 105-74로 완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3승 1패를 기록하며 18일 오전에 치르는 프랑스전 결과와 관계없이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1964년 페루 대회부터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본선 무대를 밟아온 한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월드컵 본선 진출 횟수를 쌓았다.
대표팀은 독일과 첫 경기에서 패한 뒤 나이지리아, 콜롬비아, 필리핀을 차례로 꺾는 과정에서 대표팀 특유의 조직력이 살아났다. 박수호(57)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호흡이 점점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특히 수비 조직력에서 더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베테랑 최이샘(32) 역시 “대표팀 공격은 5명이 모두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시스템”이라며 “개인플레이보다 계속 소통하고 함께 움직이면서 팀플레이가 잘 이뤄졌다”고 짚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부신 장면을 만든 선수는 강이슬이었다. 그는 필리핀전에서 24득점을 몰아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아울러 3점 슛 8개를 터뜨려 월드컵 예선 한 경기 최다 3점 슛 기록도 새로 썼다. 이번 최종예선 4경기 평균 19.0득점, 평균 3점 슛 5.5개로 각 부문 선두권에 오르며 확실한 해결사를 맡았다. 콜롬비아전에서도 3점 슛 7개를 꽂는 등 3연승 기간 매 경기 20득점 이상을 책임지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국제농구연맹(FIBA)도 강이슬의 활약을 집중 조명했다. FIBA는 16일 “한국의 본선 진출 원동력은 ‘핫 핸드’ 강이슬이었다”고 평가하며 그의 과감한 슈팅 선택과 효율성을 높이 샀다. 나아가 미국프로농구(NBA)의 대표적 슈터 스테픈 커리(미국)와 비교까지 내놨다. FIBA에 따르면 강이슬은 이번 예선에서 평균 25분 7초를 뛰며 경기당 3점 슛 13.5개를 시도했다. 이는 2020-2021시즌 커리의 평균 12.7개보다 많은 수치다. 출전 시간을 고려한 분당 3점 슛 시도율에서도 강이슬은 0.51개로, 커리의 0.37개를 넘어섰다.
강이슬은 자신의 활약을 동료와 지도자에게 돌렸다. 그는 “감독님이 작은 기회라도 적극적으로 슈팅하는 걸 권장한다”며 “팀원들은 슈터의 오픈 찬스를 만들기 위한 세트 플레이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 2년 차까지 슈터가 아니었는데, 포지션 전향 때 남들보다 몇 배로 더 연습했다”며 “움직이며 쏘는 무빙 슛, 경기 상황에 맞는 슛을 하려고 많이 연습한 덕분에 어떤 상황이 와도 자신감 있게 쏠 수 있다”고 했다. 개인의 집요한 노력과 팀의 희생이 맞물린 결과가 대표팀의 역사적인 본선행으로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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