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공소청법에 "숙의하라 했는데 나중에 '못들었다'는 사람 나타나"
홍익표 "정부안 나왔을 때 숙의했으면 논란 없었을 것…최종안, 주말 정리"
李대통령, 단계적 개헌 준비도 주문…5·18정신·계엄 요건 강화 등 언급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설승은 황윤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더불어민주당이 당·정·청 간 협의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 최종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 "과정 관리가 좀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오늘 검찰개혁 관련해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발표했느냐. 그럼 이제 다 된거냐"고 물은 뒤 그간의 과정을 돌아보며 이같이 언급했다.
앞서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공소청 검사의 수사 지휘 및 수사 개입 관련 조항 등을 삭제한 중수청·공소청 설치법 최종안을 발표하고 1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연초 중수청·공소청 설치법 입법 예고안을 발표했으나 민주당 내에서 반대가 나오자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사실상 합의된 내용을 반영해 이달 초 국회에 법안을 냈다.
그러나 이 법안을 두고도 당내 일부 강경파가 재수정을 요구하면서 당·청 간 엇박자 우려 등이 제기되자 정 대표는 이날 당·정·청 협의를 토대로 한 최종안을 발표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의총에서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검찰개혁 법안에 대해 말했고, 협의안(최종안)에 만족하는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제가 숙의하라고 했다"며 "숙의하려면 소통의 기반 위에 진지한 토론이 돼야 하는데 나중에 보면 '나는 듣지 못했다'는 사람이 나타나기도 하고 '그냥 하라니까 했다'는 식의 얘기를 하기도 하고, 나중에 다 책임도 지지 않는 일이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어려운 의제일수록 끝날 때까지 계속 얘기하도록 하면 나중에는 지쳐서라도 수용성이 높아지는데, 바쁘다고 억압하거나 제한하면 나중에 다 문제가 된다"며 "갈등 의제일수록,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것일수록 진지하게 터놓고 숙의해야 나중에 이중 삼중으로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이번에도 그런 경향이 없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도 짚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앞으로는 제가 얘기한 대로 숙의하려면 대전제로 진짜 소통이 돼야 하고 신뢰가 있어야 한다. 억지로 모아 놓고 말도 못 하는 분위기에서 시간만 보내면 그게 되겠느냐"며 "당정관계라는 게 누가 우위에 있는 것도 아니긴 하지만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결과도 결과지만 중간의 과정 관리가 세밀하지 못했지 않느냐는 지적을 하신 것"이라고 풀이했다.
홍 수석은 "당초 1차 정부안이 나왔을 때 더 충분히 숙의했으면 논란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2차 안은 당의 정책 의원총회를 통해 정한 당론을 바탕으로 재입법 예고를 한 것이니 논란이 없었어야 하는데 당시 일부 의원들이 '전혀 협의된 바 없다'는 주장을 하면서 논란이 됐다"고 그간의 상황을 되짚었다.
그러면서 "정부 일각에서도 과정 관리가 부족한 면이 있었고, 당 안에서도 과정 관리가 부족하고, 당정 간의 협의 과정에서도 관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홍 수석은 이번 최종안에 대해서는 "대체로 지난 주말을 거치며 정리가 된 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당·정·청이 충분히 협의해 내용적으로 상당 부분을 수정했고 합의가 이뤄진 상태였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정부안을 밀어붙이는 게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검찰 개혁 등과 관련해 여당 내의 '과도한 선명성 경쟁'을 비판한 데 대해서는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정권을 내준 후 역사적 반동이 더 세게 일어났던 점을 지적하셨다"며 "그래서 보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이고 성과 있는 개혁을 위해 절제와 겸손, 책임감을 강조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회의장께서 '합의되는 것, 국민이 동의하는 쉬운 의제부터 순차적으로 개헌하자'고 말씀하시지 않았느냐"며 단계적·점진적 개헌을 준비하자고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제 기억으로도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야당도 늘 하던 얘기로, 약속도 수없이 했던 것이고 국민들도 반대하지 않으실 것"이라며 "지방자치 강화, 계엄요건 강화 이런 것도 국민들도 다 동의하고 야당도 반대하지 않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또 "야당에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으며 부마항쟁도 넣자는 주장을 했던 기억이 난다"며 "부마항쟁도 헌정사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 한꺼번에 하면 형평성에 맞고 논란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진척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며 "정부 차원에서 개헌에 대해 주도해서 할 단계는 아닌 것 같지만 할 수 있는 것은 하자"고 당부했다.
개헌과 관련한 소관 부처가 어디인지를 물으며 "일리 있는 제안이니 정부 차원에서 공식 검토를 하고 입장도 정리하면 좋겠다. 법제처가 국무총리실과 같이 얘기하든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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