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이 막판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한다고 밝혔다. 6·3 지방선거를 80여일 앞둔 17일, 오 시장은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민에 대한 책임감과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국민과 보수 진영에서 저에게 보내주신 사랑과 지지를 생각하면 말로 다할 수 없는 책임감을 느낀다. 그 기대와 신뢰를 결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한 오 시장은 장 대표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안타깝게도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변화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며 “오히려 극우 유튜버들과도 절연하지 못한 채 당을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지도부의 모습은 최전선에서 싸워야 할 수많은 후보들과 당원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무능을 넘어 무책임”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최전방 사령관의 마음으로 이 전장에 나선다. 장동혁 지도부가 혁신 의지를 포기한 채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면 서울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하겠다”며 “서울에서 시작한 변화로 당의 혁신을 추동하고, 비상대책위원회에 버금가는 혁신 선대위를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각오로 후보 등록에 나선다. 권력의 방향이 아니라 시민의 방향을 따르겠다. 권력의 눈치가 아니라 시민의 눈높이만 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앞서 오 시장은 장동혁 대표에게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인적 쇄신 등을 요구하면서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마감 기한으로 제시했던 두 차례의 후보 공모 기간에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오 시장이 장 대표에게 실현 불가능한 요구를 하며 불출마 명분을 쌓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당 안팎에서는 오 시장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고 지방선거 이후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도 공개적으로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해 왔다. 하지만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17일 오후 6시까지 서울시장 후보 추가 공모를 받는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당 지도부의 결정에 순순히 따르기로 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의 이번 선택을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당초 오 시장은 출마 여부를 놓고 장기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지도부를 압박해 왔다. 그러나 쇄신 요구가 관철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후보 등록으로 선회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지도부와의 힘겨루기에서 주도권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일각에서는 “처음부터 좌고우면 하지 말고 출마든지 불출마든지 확실한 입장을 정해 놓고 움직였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오 시장은 출마와 불출마 사이에서 입장을 반복적으로 유보하면서 정치적 메시지의 선명도와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오 시장이 이번에 출마로 선회하면서 정치적 실리도 잃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차라리 조기 불출마 선언 후 당권 도전으로 선회했어야 했다. 민주당 지지율이 높고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에게도 여론조사에 밀리는 등 선거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섣불리 선거에 뛰어들 경우 정치적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처음부터 불출마로 가닥을 잡고 당 쇄신을 요구하고 배수진을 친다면 선거 후 당권 도전에도 명분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막판에 지도부 압박에 굴복하는 모양새로 명분 없이 끌려가버렸다. 정무적으로는 최악의 선택을 한 셈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오 시장은 ‘출마를 통한 당 혁신’이라는 이도 저도 아닌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정치적 선택의 폭이 좁아진 상황에서 내놓은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제 오 시장은 경선 통과와 함께 본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올인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후보 등록과 동시에 당 지도부를 ‘무능력하다’고 비판하며 선거에 나서는 만큼 당의 총력 지원을 받을지도 미지수다. 장동혁 대표로서는 어차피 서울시장 선거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총력전을 펼칠 명분도 없는 데다 선거에서 패배하게 되면 ‘오 시장을 영원히 보내버릴 수도 있다’는 기대 때문에 더욱 선거에 소극적일 수 있다.
그래서 당 일각에서는 “장동혁 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다른 후보를 지원해 대반전을 이룬 뒤 그 여세로 서울시장 선거에도 적극 임할 명분을 찾으려 한다”는 예상도 나온다. 시장직 재도전과 당권이라는 욕심을 양손에 쥔 채 우물쭈물 하는 사이 당 쇄신이라는 최고의 명분마저 날리게 된 오세훈 시장의 다음 스텝은 무엇일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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