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보다 뜨거운 '귀신 한풀이' 휴먼 코미디, 판결문보다 짜릿한 사이다 억울함 해소로 시청률 폭발.
- 무당집에 개업한 '신들린 변호사' 신이랑, 현실 밀착형 공간에서 펼쳐지는 기막힌 오컬트 오피스물.
- 아이브까지 섭렵한 유연석의 역대급 빙의 연기, '부캐 쇼케이스' 방불케 하는 하드캐리 열전.
- '빌런 전문' 허성태의 절절한 망자 변신, 초반 시청률 11.3% 견인한 고밀도 감정 공조의 힘.
1. 핵심은 재판보다 한풀이
오컬트 법정물이지만 귀신의 사연에 더 초점을 맞춘 휴먼 코미디에 가깝다. / 출처: SBS
〈신이랑 법률사무소〉를 평범한 법정물로 보면 조금 빗나간다. 재판은 벌어지지만, 사건을 움직이는 힘은 판례보다 미련과 억울함에 더 가깝다. 신중훈 감독도 제작발표회에서 이 작품을 “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따뜻한 코미디 톤의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귀신이 나오지만 호러보다 휴먼 코미디에 가깝다는 뜻이다. 작품에서 귀신은 공포를 이끌어내는 역할이 아니라, 법이 끝내 다루지 못한 한 맺힌 감정을 끌어오는 역할이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지만, 신이랑은 죽은 사람을 변호한다. 드라마의 쾌감은 판결문이 아니라 억울함이 말이 되는 순간에서 나온다. 초반 반응도 여기서 갈렸다. ‘빙의 하드캐리’와 사이다 전개가 붙으면서 2회 만에 전국 시청률 8.7%, 분당 최고 11.3%까지 올랐다.
2. 대형 로펌이 아니라 옥천빌딩 501호
주인공 신이랑이 처음부터 귀신을 보는 초능력자였던 것이 아니라 오컬트보다는 조금 더 현실적인 판타지로 몰입할 수 있다. / 출처: SBS
신이랑이 처음부터 특별한 능력을 타고난 인물은 아니다. 그는 무당집이던 공간에 법률사무소를 개업한 뒤 귀신을 보기 시작하는 변호사다. 책상 서랍에서 발견한 향로를 피운 뒤로 망자들이 보이고, 그들의 사연에 몸까지 내어주는 ‘신들린 변호사’가 된다. 드라마가 초능력자 서사가 아니라, 이상한 사무실 하나로 장르를 연다는 점이 꽤 영리하다. 이 설정 덕분에 작품은 거창한 세계관 설명 없이도 바로 시동이 걸린다. 사무실을 열었더니 첫 의뢰인이 사람이 아니라 귀신이라는 식이다. 넷플릭스 소개 문구도 “어느 날 갑자기 귀신을 보게 된 조용한 성격의 변호사”가 “사연 많은 귀신 의뢰인들”의 억울함을 풀어준다고 정리한다. 법률사무소라는 가장 현실적인 공간에 귀신을 들여놓는 순간, 드라마는 오컬트보다 생활감 있는 판타지가 된다.
3. 유연석의 1인 N역 퍼포먼스
드라마의 묘미는 단연 유연석의 빙의 연기다. / 출처: SBS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는 유연석의 빙의 연기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매 회 다른 귀신에 빙의하는 설정이 흥미로웠다고 말했고, 실제 무당을 찾아가 자문을 구했으며, 빙의 장면을 설득력 있게 만들기 위해 영상 자료와 귀신 역할 배우들의 제스처, 말버릇까지 관찰했다. 신이랑 본체와 빙의된 상태가 한눈에 구별되어야 한다는 걸 알고 접근한 셈이다. 가장 화제가 된 건 ‘아이돌 부캐’다. 유연석은 전직 아이돌 여고생 귀신 에피소드를 위해 두 달간 실제 댄서에게 안무를 배우고, 아이브 무대를 모니터링하며 포즈와 엔딩 표정까지 연구했다고 밝혔다. 작품의 코미디가 덜 가벼워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충 우스운 척하지 않고, 배우가 몸으로 디테일을 채운다. 〈신이랑 법률사무소〉는 유연석의 법정물이면서 동시에 유연석의 부캐 쇼케이스처럼 보이기도 한다.
4. 첫 의뢰인부터 허성태
첫화부터 허성태가 카메오로 등장하며 극의 시작을 이끌어간다. / 출처: SBS
판타지 드라마는 초반이 중요하다. 시청자를 이 기상천외한 세계관에 몰입시킬 얼굴이 필요하다. 초반부를 밀어주는 인물은 허성태가 연기한 망자 이강풍이다. 그는 의료사고 피해자로, 재판 도중 이랑에게 빙의해 소동을 일으킨다. 신이랑이 이강풍의 억울한 죽음과 딸 이지우의 상처를 함께 마주하며 첫 공조를 이어간다. 첫 의뢰인이 강한 사연을 가진 인물로 배치되면서, 작품은 초반부터 세계관 설명과 감정선을 한꺼번에 처리한다. 물론, 여기에는 허성태의 존재감이 큰 활약을 했다. 반응도 나쁘지 않다. 1회는 전국 6.3%로 출발했고, 2회는 전국 8.7%, 수도권 9.2%, 분당 최고 11.3%를 기록했다. 2049 시청률 역시 동시간대와 금토 미니시리즈 기준 1위를 기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유연석의 빙의 연기, 허성태의 첫 사건, 한나현과 양도경이 얽히는 대립 구도가 초반부터 빠르게 맞물렸다는 뜻이다. 법정물, 오컬트, 코미디를 한꺼번에 얹은 작품치고 출발부터 흥행 조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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