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현 경영진과 MBK파트너스·영풍 간 표 대결이 예고된 가운데, 국민연금이 사실상 승부를 가를 ‘캐스팅보트’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이사 선임 안건이 상정되면서 이사회 구성 변경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사회는 향후 경영 전략과 주요 투자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의사결정 기구로, 어느 측이 이사회 주도권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사실상 경영권 향방이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영풍 측은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 등을 포함한 주주제안을 제출하며 이사회 장악에 나선 상태다. 반면 고려아연 현 경영진은 미국 제련소 투자 등 핵심 광물 공급망 전략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현 체제 유지 필요성을 부각하고 있다.
지분 구조상으로는 MBK·영풍 측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측 의결권 지분은 약 41~42% 수준으로, 고려아연 측 우호 지분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지분의 의결권 행사 여부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 표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이번 주총은 표 대결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홈플러스 사태가 국민연금 판단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홈플러스의 경영 악화와 기업회생 절차 등이 사회적 논란으로 번지면서 투자자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MBK에 출자한 국민연금 역시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에서는 이번 주총 결과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기준은 물론 향후 사모펀드 투자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국민연금의 책임투자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연금은 국민 자산을 지키는 공적 수탁자”라며 “투기자본과의 관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미국 테네시주 제련소 건설 사업도 주요 판단 요소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와 한미 경제안보 협력 측면에서 의미가 큰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법원 역시 관련 가처분 판단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한미 협력 강화를 위한 거래로 보인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처럼 이번 주총은 단순한 경영권 분쟁을 넘어 연기금의 책임투자 원칙, 사모펀드의 투자 행태, 글로벌 공급망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분 구도상 MBK·영풍 측이 다소 우세한 상황”이라며 “국민연금이 어떤 기준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느냐에 따라 이번 주총의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