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장우 한양대 교수 "은행·증권·핀테크, 다 반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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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장우 한양대 교수 "은행·증권·핀테크, 다 반쪽"

한스경제 2026-03-17 14:00:00 신고

이장우 한양대 글로벌기업가센터 겸임교수(업루트컴퍼니 대표)./본인제공
이장우 한양대 글로벌기업가센터 겸임교수(업루트컴퍼니 대표)./본인제공

|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2030년 367조원. 그 숫자는 누군가의 것이 됩니다. 제도를 먼저 만든 나라의 기업, 혹은 공백을 먼저 채운 기업의 것이 될 겁니다."

이장우 한양대 글로벌기업가센터 겸임교수(업루트컴퍼니 대표)는 1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단언했다. 그는 토큰증권(STO)과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을 "판이 통째로 바뀌는 시점"으로 규정하며 일각에서 법안 통과에 안도하는 분위기를 경계했다. "법은 뼈대일 뿐입니다. 시장의 크기는 시행령이 결정합니다."

 ▲ 시행령에 달린 360조 시장

지난 1월 STO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이 교수는 기업들이 실제 사업에 착수하려면 시행령을 통한 구체적 기준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꼽은 핵심 변수는 두 가지다. 일반투자자 투자한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시장 규모 자체를 결정하고 채권·펀드 같은 정형증권까지 발행 대상에 포함하느냐가 기관 참여 여부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시행령에 어떻게 담기느냐에 따라 STO가 360조원 규모의 새로운 금융 시장이 될지 기존 조각투자 서비스의 연장선에 머물지가 결정됩니다."  

▲ 공백은 지금 이 순간에도 '리스크'

스테이블코인 입법 문제는 더욱 시급하다고 그는 진단했다. 미국은 지난해 7월 지니어스법을 제정하며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신호탄을 쐈고 유럽은 MiCA(가상자산시장법)로 이미 제도적 체계를 갖췄다. 반면 국내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두고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이 팽팽히 맞서며 입법이 지체되고 있다.

"공백이 기회가 되려면 그 빈 땅에 먼저 깃발을 꽂을 체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 교수는 현장에서 만난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우려를 이렇게 전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입법이 지연되면 국내 기업들이 이 시장에 진출할 기회는 사실상 사라질 수 있습니다. 공백은 지금 이 순간에도 리스크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 트러스트·스피드·테크, 세 박자 갖춘 플레이어 없다

STO와 스테이블코인이 동시에 제도권으로 편입될 경우 기존 금융권의 경쟁 구도는 어떻게 재편될까. 이 교수는 세 주체의 한계를 냉정하게 짚었다.

"은행은 신뢰는 있지만 속도가 없고 증권사는 규제 경험은 있지만 기술이 부족합니다. 핀테크는 속도와 기술은 있지만 신뢰가 얕습니다." 제도가 열리는 순간 세 가지를 동시에 갖춘 플레이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법안까지 통과되면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가 토큰증권 거래의 정산·결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증권사와 은행이 핀테크와 합종연횡하는 구도가 이미 시작됐다고 그는 전했다. "가장 빠르게 파트너를 선택한 곳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지요."

 ▲ "우회는 리스크 이동일 뿐"

제도 완비 이전에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하거나 해외 법인을 설립해 선점에 나서는 기업들에 대해 이 교수는 "탓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규제가 시장보다 2~3년 느릴 때 기다리는 것 자체가 경쟁에서 지는 일이니까요." 다만 해외 법인을 통한 우회 전략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리스크를 해소하는 게 아니라 이동시키는 것에 불과합니다."

당국을 향해 그가 가장 강하게 요구한 것은 정책의 일관성이었다. 디지털자산기본법·가치안정형자산법·지급혁신법 등 중복 발의된 법안들 사이의 혼선을 정리해 기업이 어디서 어떤 룰로 게임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해달라는 것이다. "룰이 불명확하면 그라운드 자체를 바꾸는 기업만 남습니다."

이 교수는 다시 그 숫자로 돌아왔다. 2030년 367조원.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완벽한 규제가 아닙니다. 기업이 실험하고 실패하고 다시 설계할 수 있는 충분히 넓은 규제입니다. 그 여백 안에서 글로벌 플레이어가 나올 것이고 그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닫히고 있습니다."

그가 일관되게 강조한 것은 결국 '속도'였다. 기술도 자본도,인재도 준비돼 있는데 제도만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진단이었다. 이 교수는 "여의도의 시계가 실리콘밸리, 런던, 싱가포르와 같은 속도로 돌아가기 시작할 때 비로소 한국 기업에도 진짜 기회의 창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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