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나도 고유가 안 끝난다…"지정학적 리스크 영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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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끝나도 고유가 안 끝난다…"지정학적 리스크 영구적"

데일리임팩트 2026-03-17 13:47: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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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클립아트코리아)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고유가 기조가 전쟁 이후에도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취임 첫 공식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지속을 선언하는 등 강경 노선을 취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운 만큼 유가에 지속적인 프리미엄이 반영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 설치된 원유 수송 파이프라인이 유일한 우회 경로로 떠오르며 향후 유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파이프라인을 통한 원유 운송량이 호르무즈 해협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파이프라인 자체도 이란의 공격에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일시적인 해법에 그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가 100달러 시대…"일시적 현상 아니다"


17일 업계 등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3% 급등한 106.5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물 선물 가격도 이날 102.44 달러까지 오르면서 100달러 선을 돌파했다. 미국이 이란 석유 수출의 약 90%를 담당하는 하르그 섬을 공격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이란 전쟁이 3주째에 접어드는 시점까지도 소강 국면을 보이지 않고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종전 이후에도 유가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지난 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란에 대한 압박이 지속될 경우 유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지속적 배경의 일부가 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 블록 간 전략적 대립이 시장 흐름, 리스크 프리미엄, 자산 배분을 좌우하는 세계가 됐다”고 진단했다.


중동 지역의 안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에너지 인프라 비용도 증가해, 이 역시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글로벌 금융 서비스 기업 알리안츠는 보고서에서 “에너지 안보는 하룻밤 사이에 정치적 필수 과제가 됐다. LNG 터미널, 전력망, 파이프라인 다각화에 투입된 자본은 이제 더 빠르게, 구조적으로 더 높은 가치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이는 2022년 이후 유럽 에너지 인프라가 영구적으로 재평가되며 되돌릴 수 없게 된 상황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원유 생산 능력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복구될 수 있을지도 변수다. JP모건에 따르면 1979년 이란 혁명 당시 원유 생산량 급감으로 국제유가가 두 배 가까이 치솟았는데, 혁명 이후 4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혁명 이전보다 하루 200만배럴 적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대해 나타샤 카네바 JP모건 글로벌 상품 전략책임자는 “이란의 추가적인 불안정화는 장기간 지속되는 유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대신 파이프라인…"부족한 운송량이 한계"


이런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파이프라인이 우회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우디의 동서 파이프라인은 페르시아만에서부터 홍해 연안까지 아라비아 반도를 가로지르는 1200km 길이의 송유관이다. UAE의 ADCOP 파이프라인은 아부다비에서 오만 만의 푸자이라 항구까지 원유를 수송한다. 두 파이프라인 모두 페르시아 만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인도양으로 빠져나와, 원유를 세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0일 “사우디 파이프라인이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하루 최대 500만배럴까지 우회 공급이 가능하다”며 “UAE의 또 다른 파이프라인은 오만 만으로 150만배럴을 우회할 수 있는 별도의 경로를 제공하며, 비상시 UAE는 이 공급량을 200만배럴 가까이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과 비교하면 파이프라인의 운송량이 적어, 일시적인 해법에 그친다는 지적도 있다. 평상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는 하루 약 2000만배럴인데, 사우디와 UAE의 두 파이프라인을 합쳐도 운송량이 하루 약 700만배럴에 그쳐 절반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이 파이프라인들은 급등하는 석유 가격을 완전히 막지는 못하더라도 완화시킬 수 있다”면서도 “파이프라인은 일시적 완충 장치일 뿐”이라며 지속적인 유가 안정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파이프라인 경로 자체도 이란의 공격에 노출돼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이란은 지난 14일 UAE 파이프라인의 도착지인 푸자이라 항구에 드론 공격을 가해 석유 선적 작업이 일시적으로 중단됐으며, 16일에도 푸자이라 항구를 재차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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