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동 지역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와 환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항공권 가격을 좌우하는 유류할증료가 크게 뛰고 있다. 오는 4월부터 적용되는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한 달 만에 세 배 수준으로 올라 해외여행을 계획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가격(MOPS)은 1갤런당 326.71센트로 집계됐다. 전달 적용 기준이었던 200센트 초반 대에서 크게 상승한 수준으로, 현행 체계상 33단계 중 18단계에 해당한다. 불과 한 달 사이 6단계에서 18단계로 12단계가 올라선 것으로, 2016년 현행 제도 도입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 폭이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운임에 반영하기 위해 부과하는 추가 요금이다. 국제선의 경우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총 33단계 체계를 적용한다. 항공유 가격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단계별로 할증료가 높아지는 구조다.
이번 유류할증료 급등은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원유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이 크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항공사들의 연료비 부담이 빠르게 증가했다. 항공유 가격은 국제 유가와 환율 영향을 동시에 받기 때문에 두 변수가 동시에 움직일 경우 비용 상승 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 B787-10. ⓒ 대한항공
항공사들은 이런 연료비 변동을 반영해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대폭 조정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장거리 노선 기준 편도 유류할증료가 기존 9만9000원에서 30만3000원으로 인상됐다. 해당 요금은 대권거리 6500마일 이상 장거리 노선에 적용되는 구간으로 뉴욕·애틀랜타·워싱턴·시카고·댈러스 등 북미 노선이 포함된다. 왕복 기준으로는 뉴욕 등 북미 장거리 노선 이용 시 40만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아시아나항공도 장거리 노선 기준 유류할증료를 기존 7만8600원에서 25만1900원으로 올렸다. 해당 요금은 북미와 유럽 등 대권거리 5000마일 이상 장거리 노선에 적용된다. 진에어와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도 단거리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기존 대비 세 배 수준으로 조정했다. 일본과 중국 등 단거리 노선 역시 유류할증료 인상 대상에 포함된다.
최근 항공업계에서는 유류할증료가 항공권 가격 변동성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항공권 운임 자체보다 유류할증료 변동 폭이 더 크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장거리 노선에서는 할증료가 수십만 원 수준까지 올라가 전체 항공권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유류할증료가 발권 시점 기준으로 적용된다는 점도 소비자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같은 항공편을 이용하더라도 항공권을 언제 구매하느냐에 따라 요금 차이가 크게 발생할 수 있다. 항공권을 미리 발권한 승객은 이후 유가 상승분을 추가로 부담하지 않지만, 반대로 유류할증료가 내려가도 환급은 받지 못한다.
이런 구조 때문에 유류할증료 인상이 예상될 경우 항공권 조기 발권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도 나타난다. 실제 항공업계에서는 낮은 단계가 적용되는 기간 안에 항공권을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유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유류할증료 역시 변동 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 유가가 단기간에 급등할 경우 항공권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유류할증료 제도를 둘러싼 소비자 체감 부담 논란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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