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속에서 '잘 자는 것'이 새로운 자기관리의 기준이 되고 있다. 최근 웰니스 열풍과 함께 수면의 질을 과학적으로 관리하려는 '수면과학'(Sleep Science)이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워치와 수면 추적 앱, 기능성 침구와 수면 보조 식품까지 관련 시장도 빠르게 커지는 분위기다. 과거 휴식의 영역이던 잠이 이제는 건강·생산성·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번 기획에서는 수면과학이 어떻게 새로운 산업과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살펴본다.[편집자주]
자려고 누웠는데 수시간 동안 잠에 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등 수면장애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해 수면 개선 성분을 내세운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의 건기식 계열사 CJ웰케어는 브랜드 '멜라메이트'를 앞세워 관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멜라메이트는 피스타치오 추출분말 기반의 식물성 멜라토닌 원료를 적용한 제품이다.
구미와 정제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된 멜라메이트는 섭취 편의성을 내세워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관련 제품의 지난해 12월 매출은 같은 해 2월에 대비해 1600% 이상 성장했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2024년 정제형 제품에 이어 지난해 구미 제품을 출시한 CJ웰케어는 최근 기존 구미 제형의 섭취 편의성은 유지하면서 당 부담을 낮춘 로우슈가 신제품을 선보이며 멜라메이트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멜라토닌 함량 역시 1~2㎎으로 다양하다.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수면과 생체리듬 조절에 관여한다. 어두워지면 분비가 늘고 밝아지면 줄어 수면 주기를 조절한다. 이 때문에 수면이 불규칙하거나 잠들기 어려운 소비자를 겨냥한 기능성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제약사들의 수면개선 관련 제품들도 눈에 띈다.
경남제약은 식물성 멜라토닌을 함유한 구미형 '멜라꾸미'를 출시했다. 말랑한 구미 제형을 적용해 정제 섭취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설계한 제품이다. 구미 하나당 식물성 멜라토닌 2㎎을 함유했고, 개별 포장으로 휴대성과 섭취 편의성을 높였다.
대원제약은 라임과피추출물을 주원료로 한 건기식 '꿀잠샷'을, 동아제약은 디펜히드라민염산염 성분의 액상형 일반의약품 '이지퀼나잇액'을 선보였다.
일양약품이 최근 출시한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멜라토닌 리퀴드'는 식물성 멜라토닌 2㎎을 한 포에 담았고, 액상제형으로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 타트체리에서 추출한 자연 유래 식물성 멜라토닌을 사용했고, 시계꽃 추출물과 로즈마리 추출물을 배합해 기능적 균형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티젠의 차 형태 '멜라티'와 스틱형 젤리 '멜라젤리'는 토마토에서 추출된 식물성 멜라토닌을 스틱 1개 당 2㎎ 함유하고 있으며, 비오틴, 맥주효모분말, 루이보스추출분말 등도 담았다.
MZ세대를 겨냥한 이벤트 및 프로모션도 활발하다. 지난달 예스24에서 스트레스·심리·수면 관련 도서 구매자 대상 프로모션을 진행한 데 이어, 이달에는 올리브영 강남 타운 팝업스토어에서 제한 시간 내에 젤리 제품을 퍼 담는 '스쿱 챌린지' 및 '수면 빌런 찾기' 콘셉트의 수면 성향 진단 키오스크를 통한 가이드 제공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면개선 관련 시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면 시장은 2022년 기준 3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글로벌 시장도 성장세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Research & Marckets)은 전 세계 수면보조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1108억달러(약 165조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국가통계포털 '2024년 생활시간조사 결과'에서, 우리나라 10세 이상 국민이 수면을 위해 사용한 시간은 8시간 4분으로, 5년 전인 2019년보다 8분 감소했다. 10대(-5분), 20대(-11분), 30대(-7분), 40대(-4분), 50대(-6분), 60세 이상(-14분) 등 모든 연령층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또한 전 국민 중 잠 못 이룬 사람의 비율은 11.9%로, 이들의 평균 잠 못 이룬 시간은 32분으로 나타났다. 전 국민의 평균 잠 못 이룬 시간 4분보다 확연히 길다. 5년 전보다 잠 못 이룬 사람 비율 역시 10대(1.9%포인트·p), 20대(3.0%p), 30대(3.2%p), 40대(2.9%p), 50대(4.3%p), 60세 이상(6.1%p) 등 모든 연령층에서 상승했다.
이같은 수면 시간 감소는 질병 증가로도 이어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4년 수면장애로 건강보험 급여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20년에 비해 26% 늘어난 130만8383명으로 집계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수면장애 개선 관련 제품은 제품 표시와 효능 범위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불면증 완화 등을 표방한 식품 광고를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다"고 당부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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