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박혜수 기자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양도세 중과가 유예되는 기간 동안, 다주택자에 일반 양도세율(6~45%)이 적용되지만 유예 종료 후에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가 추가된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실효 최고세율이 약 82.5%에 달할 수 있다.
여기에 보유세 변수도 겹쳐있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는 매년 6월 1일 보유 여부를 기준으로 과세되기 때문에 해당 시점 이전에 주택을 처분하면 그해 보유세 부담을 피할 수 있다.
특히 종부세는 일정 기준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경우 추가로 부과되는 세금으로, 다주택자의 경우 공시가격 합산액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과세 대상이 된다. 보유세는 재산세와 종부세로 구성된 구조로, 주택 수와 가격에 따라 부담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이 때문에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5월 10일 이전 매도 여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양도세 중과를 피하면서 동시에 보유세 부담까지 줄이려면 통상적인 거래 일정을 고려할 때 4월 초 전후에는 매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계약을 맺은 뒤 구청 등에서 토지거래허가를 받고, 정식 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금까지 지급하는 절차가 5월 9일까지 완료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선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유세 과세 기준일이 맞물리면서 다주택자의 전략 선택이 더욱 세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팔자"···매도 전략 다시 부상
우선 가장 직접적인 선택지는 매도다. 양도세 중과가 부활하기 전에 주택을 처분해 세 부담을 줄이려는 움직임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663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초 5만6984건과 비교해 불과 한 달여 만에 34.4% 급증한 수치다.특히 양도세 유예 종료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거래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마감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책 종료 시점을 앞두고 거래가 증가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가 중과 배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유예 종료일 전까지 잔금 청산을 마쳐야 한다. 양도 시점은 잔금일 또는 등기일 중 빠른 날을 기준으로 판단된다. 통상적인 거래 일정을 고려하면 늦어도 4월 초까지는 매도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만큼 이런 일정이 집주인들의 매도 판단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공시가격이 발표되는 시기와 맞물려 보유세 부담이 가시화되면서 매도 여부를 검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시장에서는 세금 변수와 정책 일정이 겹치면서 봄철 매물 증가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고금리와 경기 둔화 등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어서 기대만큼 거래가 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세금보다 시장"···장기 보유 선택도
반대로 버티기 전략을 택하는 다주택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집값이 하락 또는 급락 조정 국면을 보이자, 세금을 줄이기 위해 급매로 처분하기보다 향후 시장 회복 시점을 기다려 시세 차익을 높이겠다는 판단이다.장기 보유 중인 주택의 경우 양도차익이 큰 만큼 매도 시점에 따라 세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단기 세금 부담보다 가격 상승 가능성이나 임대 수익을 고려해 보유를 이어가는 사례도 늘고 있다.
또 최근 전세가격 상승과 임대차 시장 불안이 이어지면서 임대 수익을 기대하고 보유를 유지하는 다주택자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세금 부담보다 향후 금리 하락이나 주택시장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충분히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매도하면 오히려 손해라는 판단을 하는 다주택자도 많다"며 "특히 핵심 입지 주택은 장기 보유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증여·법인 이전···세금 회피 전략도 관심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족 증여나 법인을 통한 보유 구조 변경을 검토하는 경우도 있다. 증여는 양도세 대신 증여세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장기적으로 자산 이전을 고려하는 고가 자산가들 사이에서 활용되는 전략이다.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아파트를 포함한 집합건물 증여는 총 901건으로 파악됐다. 1년 전(514건)보다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향후 양도세 중과 재개에 따른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증여 역시 공시가격과 시가에 따라 증여세 부담이 크게 늘 수 있고, 최근 정부가 편법 증여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법인을 활용한 자산 이전 역시 취득세 중과와 법인세 등 추가 세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강남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보는 집주인들은 매도보다 증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는 5월 9일 이후에는 증여 사례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금만 보고 결정하면 위험"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의 전략 선택이 단순히 세금 문제만으로 결정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매도·보유·증여 각각의 전략은 세금 구조뿐 아니라 보유 기간, 임대 상황, 주택 위치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세금 절감만을 목표로 움직이면 예상치 못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부동산 시장에서는 양도세 정책 변화가 다주택자들의 매도 타이밍과 거래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시중금리·주택경기·시장가격 등 거시 환경에 따라 실제 시장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금 상황에서 수익 실현을 하기 위해선 매도할 것으로 보는데, 5월 9일이 지난 이후에는 증여나 보유 전략을 유지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결국 다주택자의 선택은 세금보다 시장 상황에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있어 앞으로 몇 달간 거래 흐름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뉴스웨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