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으로 원유 공급 차질이 심화되자 International Energy Agency가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 비축유 방출에 나섰다. IEA는 총 4억1190만 배럴의 비축유를 시장에 공급하기로 결정하고, 우선적으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에 즉각적인 공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IEA는 성명을 통해 세계 석유시장이 심각한 공급 차질을 겪고 있다며 대규모 전략 비축유 방출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는 1억860만 배럴이 즉시 공급되며, 유럽과 미주 지역에는 3월 말부터 공급이 시작될 예정이다.
IEA의 Fatih Birol 사무총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 X를 통해 “3월 16일부터 시장에 전례 없는 추가 원유 물량이 공급될 것”이라며 시장 안정 의지를 강조했다. 다만 그는 “안정적인 공급 흐름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Strait of Hormuz의 재개방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IEA에 따르면 전체 방출 물량 가운데 2억7170만 배럴은 각국 정부가 보유한 전략 비축유에서 공급되며, 1억1660만 배럴은 산업 의무 비축유, 2360만 배럴은 기타 재고에서 조달된다. 이 가운데 72%는 원유, 나머지 28%는 휘발유와 경유 등 정제 석유 제품이다.
지역별 공급 규모를 보면 미주 지역에는 정부 비축유 1억7220만 배럴과 기타 재고 2360만 배럴, 아시아·오세아니아에는 정부 비축유 6680만 배럴과 산업 의무 비축유 4180만 배럴, 유럽에는 정부 비축유 3270만 배럴과 산업 비축유 7480만 배럴이 각각 방출된다.
이번 조치는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인해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내려졌다. 이란과 관련된 군사 충돌 이후 해당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운항이 크게 줄면서 국제 원유 시장의 공급 불안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은 공급 공백을 빠르게 메워야 하는 상황이어서 비축유 방출 속도가 시장 안정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국제 유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기준 국제 원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여기에 주말 동안 미국이 이란의 주요 원유 수출 시설 인근 군사시설을 공격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시장 불안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IEA가 전략 비축유를 공동 방출하는 것은 이번이 역사상 여섯 번째다. 가장 최근에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유가 급등에 대응해 약 1억8200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 공급 충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중동 정세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정상화 여부가 향후 국제 유가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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