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국민연합, 지중해연안·북부 지역서 강세 유지
극좌 정당, 수도권 제2도시 시장 배출…주요 도시서 결선 진출
결선 앞두고 지역별 정당 간 합종연횡 전망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약 1년 앞두고 15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극단주의 정당들이 선전하며 지역 기반을 확장했다.
일간 르피가로,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극우 국민연합(RN)은 전국 3만5천명의 시장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기존 강세 지역인 북부와 남부 지중해 연안에서 재선 또는 강세를 유지했다.
RN의 실질적 지도자인 마린 르펜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파드칼레(데파르트망)에서 득표율 50% 이상을 넘어 재선·3선에 성공한 시장들이 배출됐으며, 새로운 지역 3곳에서도 RN 소속 신임 시장들이 1차 투표에서 당선됐다.
RN이 집중 공략한 지중해 연안에서도 후보들이 의미 있는 득표율을 거두며 여유롭게 결선 투표에 올랐다.
프랑스 제2의 도시 마르세유에서 RN 후보가 35.02%의 득표율로 현직 좌파 시장(36.70%)을 바짝 추격하며 결선에서 겨루게 됐다. 전통적으로 노동 계층과 이민자 비율이 높아 좌파색이 강했던 마르세유에서 얻어낸 엄청난 성과다.
프랑스에서 가장 보수적인 대도시 중 하나인 니스에서는 예상대로 RN의 동맹 세력인 공화국우파연합(UDR)의 에리크 시오티 대표가 40% 넘게 득표해 집권 중도 연합 소속의 현직 시장을 누르고 1위로 결선에 올랐다.
또 다른 지중해 연안 도시 툴롱, 망통에서도 RN 후보가 1위로 2차 투표에 진출했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1차 투표가 끝난 직후 "많은 지자체에서 RN 후보들이 선두를 달리고 있거나 승리를 거둘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이 기세를 더 확대해 정권 교체와 국가 재건을 이끌어갈 진정한 애국자 시장들을 선택해주길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르펜 의원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가 현직이었던 도시들뿐 아니라 수많은 지자체에서 RN이 1차 투표에서 승리했다"며 "이는 우리 운동의 엄청난 승리"라고 자축했다.
일간 르몽드는 그러나 RN이 전통 강세 지역 외 다른 대도시에선 입지 확보에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파리, 리옹, 툴루즈, 낭트, 몽펠리에, 스트라스부르, 보르도에서 RN 후보들의 득표율은 결선 진출 커트라인(10%)에 못 미치는 8% 미만 수준이라는 것이다.
르몽드는 2024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RN이 수도 파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했던 것과도 대조적인 성적표라고 지적했다.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LFI는 수도권 일드프랑스 내 제2의 도시인 생드니에서 현직 사회당 후보에 맞서 시장직을 꿰찼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사회당 주도의 좌파 연합에서 배제돼 단독 후보를 낸 LFI는 툴루즈, 릴, 리모주 등에서 좌파 연합 후보보다 높은 득표율로 결선에 올랐다. 파리, 마르세유, 리옹, 몽펠리에, 렌, 낭트 등 주요 대도시에서도 10% 이상 득표로 결선에 올라 중요한 '킹 메이커' 역할을 하게 됐다.
파리정치대학 정치연구센터의 마르시알 푸코 전 소장은 퓌블리크세나에 "LFI는 상황에 따라 왕과 여왕을 결정하는 강력한 입지를 확보했으며, 1차와 2차 투표 사이의 논의 규칙을 정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극단주의 진영의 선전에도 수도 파리의 투표 결과는 예상대로 사회당 후보가 40%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하며 결선에 여유롭게 올랐다. 공화당 소속인 라시다 다티 전 문화장관은 20%대 득표율로 그 뒤를 쫓았다.
최종 승자를 가릴 2차 투표는 22일 치러진다. 1차 투표에서 10% 이상 득표한 후보들 가운데 최다 득표자가 승리한다.
남은 일주일 동안 정당들 사이엔 치열한 합종연횡이 펼쳐질 전망이다. 표 분산을 막아 극우나 극좌가 당선되는 걸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바르델라 RN 대표는 "RN은 진정성있는 우파 후보 명단과 무소속 후보 명단, 극좌의 혼란이나 마크롱주의로 희석되길 거부하는 모든 이에게 손을 내민다"고 촉구했다.
장뤼크 멜랑숑 LFI 대표도 엑스에 "이제 책임감 있게 행동할 때"라며 "전통 좌파 연합은 이 역사적 과제에 걸맞은 자세를 취해야 한다. 그들은 우리와 손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선 결과는 이 두 정당의 지역적 기반 확대를 막기 위해 범여권과 온건 좌파, 우파 진영이 공화주의 전선을 효과적으로 이뤄내느냐에 달렸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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