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스토킹 살해 왜 막지 못했나…실시간 위치추적 앱 도입되면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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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스토킹 살해 왜 막지 못했나…실시간 위치추적 앱 도입되면 달라질까

BBC News 코리아 2026-03-16 18:51: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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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를 찬 40대 남성 A씨가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여성이 출근하길 기다렸다가 범행한 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고, 약 1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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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를 찬 40대 남성 A씨가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여성이 출근하길 기다렸다가 범행한 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고, 약 1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없음)

한국 경기 남양주에서 스토킹 피해 보호 대상이던 20대 여성이 살해되면서, 피해자 보호조치의 실효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법무부가 오는 6월부터 피해자가 가해자의 실시간 위치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앱 도입을 예고한 가운데, 새로운 앱이 이런 비극을 줄이는 데 실제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16일 BBC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4일 오전 8시 58분쯤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 오남저수지 인근 도로에서 40대 남성 A씨가 2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살해했다. A씨는 피해자의 직장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자신의 차량으로 피해 차량을 가로막은 뒤 유리창을 깨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과거 사실혼 관계였고, 피해 여성은 경찰에 가정폭력과 스토킹 피해를 여러 차례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는 사건 발생 2분 전인 오전 8시 56분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를 눌러 구조 요청을 했지만, 비극을 피하지 못했다. 오전 9시 3분쯤 출동한 경찰과 소방 당국이 B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숨졌다.

접근금지 명령도, 스마트워치도 있었지만

이번 사건은 스토킹 관련 보호조치가 시행 중이었음에도 범행을 막지 못해, 당국의 피해자 보호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피해 여성은 지난해 가정폭력 신고 뒤 보호조치를 받았고, 올해 1월 다시 경찰서를 찾아 상담한 뒤 스마트워치와 맞춤형 순찰 지원을 받았다. 같은 달에는 자신의 차량에서 가해자가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추적 의심 장치가 발견됐다고 신고하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A씨에 대한 스토킹 잠정조치 제1~3호를 신청했을 뿐,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포함한 잠정조치 제3호의2를 법원에 신청하지 않았다.

법원은 A씨에게 스토킹 잠정조치 1~3호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가해자는 전화·문자·SNS 연락과 100m 이내 접근이 금지됐지만, 범행을 막지 못했다.

A씨는 과거 성범죄 전력으로 이미 전자발찌를 착용 중이었고, 심야 이동 제한 등 준수사항에 따라 보호관찰소의 관리도 받고 있었다. 잠정조치 제3호의2가 적용됐다면 기존 전자발찌에 피해자 연동 기능을 추가해 위치 추적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경찰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순찰을 강화하면서도, 보호관찰소에는 이번 스토킹 신고 사실을 공유하지 않았다. 전자발찌는 법무부 보호관찰소가, 스마트워치는 경찰이 각각 관리하는 구조여서 두 장치가 연동되지 않았는데, 이 부분도 향후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거론된다.

반복되는 스토킹·교제폭력 사건

이처럼 법원의 잠정조치 명령이나 경찰의 조치가 내려졌는데도 범행으로 이어진 스토킹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BBC가 인터뷰한 이른바 '인천 스토킹' 사건에서 가해자는 2023년 12월 법원의 접근·연락 금지 잠정조치를 받은 뒤에도 2024년 5월까지 피해자에게 연락과 강제 접근을 이어갔다. 항소심 판결문은 가해자가 잠정조치 결정을 거의 100회 위반한 사실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피해자는 BBC에 "잠정조치 위반이 94번이나 있었지만,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부산 연제구 오피스텔 살인 사건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드러났다. 피해자는 2024년 6월부터 8월 사이 세 차례 경찰에 신고했고, 긴급 주거지원으로 거주지를 옮겼지만 9월 결국 전 연인에게 살해됐다.

이 같은 문제는 경찰청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경찰청이 BBC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법원이 결정한 스토킹 잠정조치는 1만2151건이었고, 이 가운데 위반은 1104건이었다. 법원 명령이 내려진 사건 10건 중 약 1건에서 위반이 발생한 셈이다.

실시간 위치 확인 앱, 비극 막을 수 있을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 8월 말까지 스마트워치를 제공받은 피해자가 살인 또는 살인미수 범죄를 당한 건수는 2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울산의 한 병원 주차장에서는 스마트워치를 지급받은 스토킹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목과 배 등을 수차례 찔리는 피해를 당했다. 2023년 7월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서도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무시한 가해자가 옛 연인을 찾아가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피해 여성은 신변보호를 위해 지급받았던 스마트워치를 반납한 지 나흘 만에 참변을 당해, 보호제도의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국회 입법조사처 허민숙 입법조사관은 "스마트워치는 피해자가 가해자를 먼저 발견하고 신고할 경우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지만, 가해자가 피해자를 먼저 발견하고 범죄를 저지를 경우 피해자를 보호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 임합격 센터장이 BBC에 오는 6월 도입 예정인 스토킹 가해자 실시간 위치 확인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BBC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 임합격 센터장이 BBC에 오는 6월 도입 예정인 스토킹 가해자 실시간 위치 확인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런 한계 속에서 법무부는 오는 6월부터 전자장치가 부착된 스토킹 가해자가 일정 거리 안으로 접근할 경우, 피해자가 스마트폰 앱 지도상에서 가해자의 실제 위치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피해자에게 가해자가 얼마나 가까운지만 알려졌고, 어느 방향에서 접근하는지까지는 알기 어려웠다. 법무부는 새 제도가 시행되면 피해자가 가해자의 접근 방향과 거리, 주변 도로·건물 위치를 더 구체적으로 파악해 안전한 장소로 대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청도 법무부 위치추적관제시스템과 경찰 112 시스템을 연계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며, 완료되면 출동 경찰관이 피해자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지도상에서 확인해 더 신속한 보호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스토킹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 개발이나 법 개정보다, 적극적인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조치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스토킹 살해사건과 관련해 "관계 당국의 대응이 더뎠고 국민의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6일 관련 사건에 대해 보고받은 뒤 가해자의 위치 정보를 신속히 파악하도록 하는 등 스토킹 폭력 피해자가 세심한 보호를 받도록 조치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날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경찰은 "피해를 막지 못한 측면에 대해 깊은 위로 말씀을 드린다"며 "피해자 사망과 관련해 피의자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추가 보도: 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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