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업 부담 완화 '전기료 개편'…'반도체·철강·석화' 우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정부, 기업 부담 완화 '전기료 개편'…'반도체·철강·석화' 우려

한스경제 2026-03-16 16:00:00 신고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개편으로 반도체업계의 전력비 부담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ChatGPT이미지.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개편으로 반도체업계의 전력비 부담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ChatGPT이미지.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정부가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를 낮 시시간엔 인하하고 야간에 인상하는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반도체 등 주야간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산업 분야에서는 전기료 부담이 더 가중될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지난 13일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산업용 전기요금 계절·시간대별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전기료 개편안은 전기료가 가장 비싼 ‘최대부하’ 구간을 낮 시간대에서 밤 시간대로 옮긴 게 핵심이다. 즉 봄·여름·가을 오전 11시∼12시, 오후 1∼3시는 가장 높은 요금이 적용되는 ‘최대부하’ 시간대에서 ‘중간부하’로 이동한다. 

반대로 저녁 시간인 오후 6∼9시는 '중간부하' 시간대에서 '최고부하' 시간대로 조정된다. 이는 태양광 발전 증가로 남아도는 낮 시간 전기의 사용량을 늘리는 동시에 낮에 조업하는 기업들의 전기료 부담을 낮추는 게 목표다.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산업용 요금’을 사용하는 사업장 4만여 곳 중 97%인 3만8000여 곳의 요금이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 반도체 업계, 전기료 개편 혜택 불분명

이에 대해 반도체 업계의 반응은 신중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당장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뚜렷한 비용절감 효과 역시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략산업 지원 취지로 손질된 제도지만 24시간 공정을 멈출 수 없는 반도체 현장에서는 전기료 개편에 의한 혜택이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 공장은 웨이퍼 투입부터 식각·증착·세정·검사까지 공정 대부분이 연속적으로 맞물려 돌아간다. 생산라인을 특정 시간대에 맞춰 멈추거나 가동률을 크게 낮추는 방식으로 전력 사용을 조절하기 쉽지 않다. 전기요금 체계가 바뀌더라도 생산 패턴 자체를 유연하게 조정하기 어려운 산업인 셈이다.

반도체 생산 공정은 전기 사용 비중이 높다. 클린룸 공조 설비와 초순수 처리 시스템 각종 진공 장비와 노광 장비가 상시 가동돼야 한다. 생산장비만 전기를 쓰는 구조가 아니라 공장 전체가 전력 기반 인프라 위에서 작동한다는 점에서 전기요금 변화는 제조원가와 직결될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전기료 부담에 대한 우려 요인이 있다는 점과 실제 비용 충격을 단정하는 것은 별개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이번 개편의 영향을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가동되는 만큼 낮 요금 인하와 밤 요금 인상이 실제 비용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시행 이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AI 반도체 시대, 전력비는 변수

그렇다고 반도체 업계가 안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 (HBM)와 첨단 D램 생산 비중이 커질수록 제조 공정은 더 미세해지고 패키징과 테스트까지 포함한 전체 전력 수요도 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첨단 공정으로 갈수록 수율 안정화에 필요한 환경 제어 수준이 높아지고 전력 사용량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이 당장 실적에 충격을 줄 가능성은 제한적이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요금이 반도체 경쟁력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첨단 메모리와 패키징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신규 생산 거점 조성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전력 사용이 많은 첨단 제조업일수록 요금 체계 변화보다 전체 전력비 수준과 공급 안정성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생산시간을 낮으로 몰아서 요금을 절감할 수 있는 업종이 아니다”라며 “이번 개편의 체감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는 만큼 결국 중요한 것은 총전력비와 전력 공급 안정성”이라고 말했다.

실제 반도체 업계 내부에서는 이번 개편을 계기로 전력 사용 구조를 더 세밀하게 들여다볼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장별 전력 사용 패턴을 분석하고 일부 부대설비 운영 효율을 높이는 방식의 대응은 가능하지만 생산라인 자체를 시간대별로 유연하게 조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 철강·석화도 촉각…연속 공정 업종 공통 고민

철강과 석유화학 등 다른 전력다소비 업종 역시 이번 개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석유화학은 나프타 등 원료를 투입한 뒤 연속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구조여서 시간대별 생산량 조정이 사실상 어렵다. 최근 원재료 가격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력비 부담까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철강업계도 비슷하다. 전기로 중심 생산체계를 가진 업체들은 막대한 전력을 지속적으로 사용한다. 여기에 탄소 저감 대응 차원에서 추진되는 전기로 확대와 수소환원제철 같은 미래 공정은 기존보다 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 시멘트 업계 역시 킬른 운영과 분쇄 공정 특성상 탄력적인 시간대 조정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공정을 멈출 수 없는 장치산업 전반에서는 시간대별 요금 조정보다 전체 전기료 부담 수준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주말과 공휴일 낮 시간대 요금 인하 조치는 일부 업종에 제한적이나마 긍정적 변수로 평가된다. 생산 일정을 비교적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일부 제조업체는 일정 수준의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반도체와 철강 석유화학처럼 24시간 연속 가동이 기본인 산업에서는 혜택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 산업계 “시간대 조정보다 총전력비가 핵심”

산업계는 이번 개편을 두고 시간대별 요금 체계 손질 자체보다 앞으로의 후속 정책에 더 주목하고 있다. 시간대 조정만으로 전력다소비 업종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추기 어렵고 결국 산업용 전기료 총량이 어떤 수준에서 관리되느냐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최근 수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이 여러 차례 인상되며 기업 부담이 이미 누적된 만큼 이번 개편의 실제 체감도 역시 업종별로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업계는 우려 요인을 인정하면서도 당장 큰 충격을 우려하기보다는 시행 이후 실제 영향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인공지능 반도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전기요금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제조 경쟁력을 좌우할 변수 가운데 하나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