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보고서 제출 시기가 다가오면서 건설업계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부감사 과정에서 ‘감사의견 거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건설업 감사 환경은 예년보다 불확실성이 높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자산 손상, 계속기업 가정 등을 중점 심사 이슈로 제시하면서 외부감사인의 보수적 판단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PF 사업장 정리 과정에서 손실 인식 여부와 규모를 둘러싼 회계 판단이 감사의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건설사들의 재무 부담도 높은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약 284%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GS건설(240%), 현대엔지니어링(220%), SK에코플랜트(219%), 롯데건설(214%) 등 주요 건설사들의 부채비율도 200%를 웃돈다. 통상 건설업에서 부채비율 200% 이상은 재무 부담이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PF 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의 경우 사업 지연이나 분양 부진이 발생하면 재무 리스크가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롯데건설은 PF 우발채무가 약 3조1000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브릿지론 비중이 97%에 이른다. 반면 DL이앤씨는 부채비율을 100% 안팎으로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보이고 있다.
건설·부동산 기업을 중심으로 감사의견 거절 사례도 늘고 있다. 2023회계연도 기준 완전자본잠식을 사유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기업은 33개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9개 대비 73.7% 증가한 수치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PF 부실이 동시에 겹치면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감사의견 거절은 상장폐지 사유로 이어질 수 있다. 외부감사인이 충분한 감사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기업의 계속기업 존속 가능성에 중대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의견 거절을 표명한다. 실제 워크아웃 절차를 밟았던 태영건설은 PF 사업장 손실과 계속기업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2023년 재무제표 감사에서 의견 거절을 받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PF 보증채무와 미분양 자산 손상 등이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과정에서 일부 건설사의 재무 부담이 더 부각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방 미분양 사업장이나 브릿지론 중심 PF 사업 비중이 높은 중견 건설사의 경우 감사 과정에서 재무구조 검증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PF 사업 정리 과정에서 손실 인식 규모가 확대되면 일부 건설사는 자본잠식이나 계속기업 불확실성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며 “외부감사인의 판단이 보수적으로 이뤄질 경우 감사의견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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