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스위스 글로벌 승강기 업체 쉰들러(Schindler)와의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8년 만에 완승을 거두며 3,250억 원에 달하는 국민 세금을 지켜냈다. 이번 판결은 거대 글로벌 기업이 사적 분쟁의 책임을 국가로 돌리려는 시도를 국제 중재 무대에서 완벽히 방어해냈다는 점에서 큰 법적 의의를 지닌다.
PCA "한국 정부, 국제법 위반 없다"… 쉰들러 청구 '전부 기각'
법무부에 따르면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중재판정부는 지난 14일(한국시간), 쉰들러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S 사건에 대해 만장일치로 정부 전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정부는 3,250억 원의 배상금 지급 의무를 면하게 됐으며, 오히려 쉰들러로부터 소송비용 약 96억 원과 이자를 지급받게 됐다.
이번 분쟁은 2018년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였던 쉰들러가 "2013~2015년 진행된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와 콜옵션 양도 과정에서 한국 규제 당국이 조사·감독 의무를 소홀히 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시작됐다. 쉰들러는 우리 정부가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부당하게 비호하고 외국인 투자자를 차별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소는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못 박았다.
치밀한 법리 대응… "물리적 보호와 법적 보호는 별개"
정부는 이번 소송에서 해당 사건의 본질이 '주주 간 경영권 분쟁'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공정위 · 금융위 · 금감원의 조치가 국내 법령과 관행을 엄격히 준수한 정당한 법 집행이었음을 입증했다. 특히 중재판정부는 투자 협정상 '충분한 보호 및 안전(FPS)' 의무가 투자에 대한 '물리적 보호'에 국한된다는 정부의 법리를 수용했다.
재판소는 설령 법적 보호가 포함된다 하더라도, 쉰들러가 이미 한국 사법 체계 내에서 주주대표소송 등을 통해 충분한 법적 보호를 받았으므로 정부가 보호 의무를 다했다고 판단했다. 쉰들러는 실제 국내 소송을 통해 2023년 현대그룹 측으로부터 합계 약 2,815억 원의 배상금을 완납받은 바 있다.
ISDS '3연승' 쾌거… 정부 규제권 선례 확립
정부는 이번 승소로 론스타, 엘리엇 사건에 이어 최근 ISDS 소송에서 '3연승'을 기록하게 됐다. 법무부는 "이번 판결은 정부의 정당한 규제 권한 행사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값진 승리"라며 "향후 유사 사건에서 국가의 규제권 존중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선례가 확립됐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번 판정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향후 발생 가능한 후속 절차에 철저히 대비하는 한편, 국익 보호를 위해 긴밀한 협업 체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폴리뉴스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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