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1주년 특별기획-조선·방산 전망] ④ 전장 양상 바꾼 ‘드론’...K-방산 현주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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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1주년 특별기획-조선·방산 전망] ④ 전장 양상 바꾼 ‘드론’...K-방산 현주소는

한스경제 2026-03-16 13: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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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드론쇼코리아 2026’(DSK 2026) 전시장 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 방문객이 직원으로부터 전시 품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KAI
지난달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드론쇼코리아 2026’(DSK 2026) 전시장 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 방문객이 직원으로부터 전시 품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KAI

|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성비와 전술적 효과를 모두 입증한 드론이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에서도 전장의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러-우 전쟁과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에서 드론은 더 이상 단순 정찰 임무 수행 등 보조 전력이 아닌 전장의 주력 타격 수단으로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항공 공습과 각종 미사일 공격에 이란은 장거리 자폭 드론과 미사일 '섞어 쏘기'로 맞대응하고 있다. 이란의 이 같은 대응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미사일 방어체계와 레이저, 인공지능(AI) 기반 요격 체계 강화로 다시 맞서고 있다.

이란은 자폭 드론 '샤헤드-136'을 이스라엘은 물론 걸프 국가 내 미군 기지, 산업 시설, 민간 건물 등을 목표로 발사하고 있다. 샤헤드-136의 대당 가격은 2만~5만달러(약 3000만~7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샤헤드-136을 요격하기 위해 사용되는 미군의 패트리엇 미사일은 1발당 400만달러(약 6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 샤헤드-136 가격 3000만원...대량 생산 가능

자폭 드론의 이러한 ‘비용 비대칭성’은 유인 전투기, 순항미사일 등 전통적 무기체계 플랫폼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대량 투입이 가능한 드론이 공격의 선봉에 서면서 전쟁의 양상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이 AI 기반 요격 드론과 레이저 방어 체계 도입을 서두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수만달러 안팎의 공격 드론을 막기 위해 1발당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요격 미사일을 소진해 가며 대응하는 구조로는 장기전에서 불리하다는 미군 수뇌부의 판단이 깔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성비 논쟁이 확산되자 최근 자국 주요 방산기업들에 요격 미사일 생산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미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대이란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미 중부사령부로 주한미군의 페트리엇·사드 포대 및 미사일 등 요격 자산을 반출하고 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과 중동 국가들에 '충파드론'(적 무기체계에 충돌해 파괴하는 드론) 솔루션을 제안했다. 충파드론은 대당 가격이 2000만원 정도로 저가여서 대량 생산이 용이하다. 러-우 전쟁에서도 러시아군의 샤헤드-136을 90% 이상 요격하는 등 실전 검증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 이란 드론 요격 美 패트리엇 미사일 1발당 60억원

이에 미국과 중동 우방국들은 충파드론에 주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요격용 드론 '스팅'의 신속구매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팅에는 시속 300㎞로 비행하면서 지정된 공중 표적을 자동 추적해 정밀타격하는 AI 기술이 적용됐다.

국내 방산업계도 군집 드론과 AI 기반 무인 전투체계, 대드론 방어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LIG넥스원은 지난달 말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드론쇼코리아 2026(DSK 2026)'에 참가해 AI 기반 군집 무인기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해 개발하는 캐니스터 발사(다연장 발사형) 방식의 군집 운용이 가능한 자폭형 소형 무인기로 LIG넥스원은 체계종합과 AI 분야에 참여 중이다. LIG넥스원은 이 밖에도 △탑재중량 40kg급 하이브리드 수송 드론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 △중형 무인기 공통 플랫폼 등을 선보였다.

케이알엠이 지난 12일 구미 신공장 확장 이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번 확정 이전으로 케이알엠은 드론용 모터 연간 생산 능력을 기존 15만대에서 30만대로 2배 증산하게 된다./케이알엠
케이알엠이 지난 12일 구미 신공장 확장 이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번 확정 이전으로 케이알엠은 드론용 모터 연간 생산 능력을 기존 15만대에서 30만대로 2배 증산하게 된다./케이알엠

파블로항공도 DSK에 참가해 △군집 정찰드론 △군집 자폭드론 △군집 요격드론 등 확장된 파블로M 라인업을 전시했다. 표적정보 수집부터 ‘살보 스트라이크(Salvo Strike)’ 방식의 동시·시차 공격, 그리고 하드킬 기반 요격까지 아우르는 미래 ‘군집 AI 자폭드론 전투체계’ 운용 개념을 새롭게 공개했다.

▲ 국내 대형 기업, 요격·자폭드론·방어 체계 개발·생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역시 DSK 2026에서 대장갑 소형 자폭드론 I형, 대인 소형 자폭드론 II형 등을 공개했다. 이들 자폭드론은 육군, 해병대의 신속한 전개와 저비용·고효율 비대칭 전력 운용 개념에 부합하는 솔루션으로 소규모 전력으로도 높은 전투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드론은 더 이상 항공 무기체계 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적의 드론 공격으로부터 아군 지상 무기체계를 방어·요격하는 시스템도 동시에 발전하고 있다. 현대로템이 지난해 10월 개최된 ‘2025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실물을 처음 공개한 폴란드형 K2 전차(K2PL MBT)에는 대전차 미사일 등 외부 공격에 물리적으로 대응 가능한 능동방호장치를 비롯해 드론 재머, 원격무장장치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현대로템은 지난달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 2026’(WDS)에서 드론 방어 체계를 탑재한 다목적 무인차량(HR-셰르파)을 처음 선보였다. 이 무인차량은 레이다가 드론을 탐지해 방어 체계를 구축하고 경계·감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골자다.

전장의 승부가 대형 무기보다 데이터와 네트워크, AI 기반 판단 지원체계의 우위에서 갈리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K-방산 중소·강소 기업의 역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체 드론 제조 기술을 필두로 온디바이스(On-device) AI 기반의 항전시스템 기술력, AI 기반 드론 군집 운용 기술, 배터리 등 관련 부품 개발·생산은 민첩한 연구개발이 가능한 중소기업들이 강점을 보이는 분야다.

파블로항공을 비롯해 프리뉴, 케이알엠, 메이사, U2SR 등과 같은 중소기업 혹은 스타트업은 드론에 적용되는 기술, 부품의 개발과 제조에 경쟁우위를 확보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경기국방벤처센터 협약기업으로 선정됐다. 선정된 기업들은 경기국방벤처센터로부터 △군 사업화 과제 매칭 △국방 기술 인력 지원 △정부, 연구기관 개발사업 참여 지원 △국방 관련 정보 제공 △글로벌 수출 상담 및 홍보 지원 등 방산 시장 진입과 확장에 필요한 인프라를 지원받는다.

방산 전문가들은 K-방산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중소 기술기업 중심의 생태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빅4로 불리는 대형 방산기업이 플랫폼을 구축하고 중소 기업이 AI·센서·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구조가 제대로 정착할 경우 K-방산의 미래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AI 기반 드론 개발 및 운영을 위해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가장 기본적인 AI 학습용 군 데이터 확보부터 보안 정책에 막힌 상황이다.

문정호 청주대 무인항공기학과 교수는 “드론의 영상 인식 분야는 현재로서도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AI가 비행과 전장 상황 판단을 보다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은 요원하다”며 “처리 속도·보안·윤리 문제 등 아직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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